의정부시 가능동 6거리에 붙은 민주당 현수막
기자수첩
오영환 의원 ‘사과’ 최정희 의장 ‘사퇴’ 해야
“시민은 집행부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 부여, 그러나 의회직 다툼에 스스로 권위 상실”
의정부 시내 중심도로변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을 책임지겠습니다’란 정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현수막에는 민주당 갑구 당협위원장인 오영환 국회의원과 의정부시의회 최정희 의장의 얼굴 사진이 나란히 붙어 있다.
한 사람은 민주당 중앙당을 대표하는 대변인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오영환 국회의원(의정부 갑구)이고, 또 한 사람은 의정부 가 선거구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됐고, 이어 더불어 민주당 경기도당으로부터 당론을 어기고 국민의힘 의원과 야합했다며 징계 최고 수준인 ‘제명’ 처분을 받은 무소속 정치인 최정희 의장이다.
정당과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두 사람이 의정부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설치한 것은 일반 시민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 실수인지? 옛정인지? 도당을 향한 의도된 항변인지? 현수막에 기록된 정치 캠페인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시민들은 헷갈리기만 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원 구성과 관련하여 최정희 의장을 ‘제명’한 데 이어, 함께 동조한 민주당 강선영(나선거구), 정진호(나선거구) 시의원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2년간 당직 정지 및 당원 정지 처분을 추가로 내렸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의정부시민은 13석의 시의원 중 더불어 민주당 시의원에게 과반이 넘는 8석을 만들어 줬다. 그럼에도 오용환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갑구 시의원 3명(최정희, 강선영, 정진호)은 자신을 지지해준 민의를 왜곡하고 국민의힘 시의원 5명과 손잡고, 제9대 의정부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을 주도해 나갔다. 그 결과 의회직 5석 중 의장(최정희), 부의장(김현주), 상임위원장(김태은)직을 차지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에 지역사회 비난이 일었고 본보 377호(7월 27일 발행) ‘기자 수첩’을 통해 ‘민의 왜곡’ ‘정치적 야합’ ‘개인 간의 욕심이 난무한 정치권의 치부’라고 평가하고 민의 왜곡을 방관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당협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이해 당사자인 최정희 의장은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현재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민의를 왜곡한 시 의원들은 최소한의 입장표명 없이 함구하고 있고, 사과 한마디도 없이 본업에 열중(?)이다. 이유는 “민주당 중앙당에 이의를 신청했기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입장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의정부 갑 당직자는 “개인 징계는 개인 통보이므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는 당협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제9대 전반기 원 구성을 목도한 의정부 시민들은 정치적 야합으로 구성된 의정부시의회를 신뢰하지 않고 정치권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의원은 시민대표로 집행기관을 견제 감시하고,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때로는 지역민을 대신해 집행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부여 받았으나 시의원들이 의회직 자리를 놓고 싸우는 바람에 스스로 권위를 상실하게 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시민으로부터 의회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이번 사건의 도화선이 됐던 민주당 갑구 책임있는 지도력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더욱이 의정부 갑구 소속 시의원 3명 중 1명은 제명, 2명은 당원권 정지를 당했다면 사과와 사퇴를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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