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40) '질서(秩序)'
‘秩은 벼를 거두어 倉庫에 차곡차곡 위로 쌓는다는 뜻.
序는 집의 담장을 東西(동서) 方向(방향)으로 차근차근 쌓으며 펼친다는 뜻’
秩序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混亂(혼란)없이 順調(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事物(사물)의 順序(순서)나 次例(차례)’라고 나옵니다. 秩序는 大體(대체)로 意識(의식) 水準(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잘 지키지 않는 것 같고, 敎育(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도 잘 지키지 않습니다.
秩序는 社會生活(사회생활)을 할 때에 사람들에게 반드시 必要(필요)한 德目(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秩序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남을 전혀 配慮(배려)하지 않는 自身(자신)만의 我執(아집)과 自慢(자만)에서 나오는 行動(행동)인 것입니다. 自己(자신) 自身(자신)만을 생각하는 거지요.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秩序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秩은 禾와 失을 합친 글자로, ‘次例(차례), 順序(순서), 祿俸(녹봉: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벼슬, 官職(관직), 冊匣(책갑), (순서를)매기다, 가지런하다, 條理(조리)가 있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질’이라고 읽습니다.
禾는 ‘벼, 穀食(곡식), 해, 年(년)’등의 뜻으로 쓰이며, ‘화’로 읽으며, 벼가 자라 이삭이 팬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벼는 여름의 뜨거운 氣(기)를 먹고 자랐기 때문에 불의 氣運(기운)을 갖고 있으므로 ‘화’라고 읽는 것입니다.
失은 손에서 物件(물건)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잃다, 잃어버리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실’이라고 읽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迭(갈마들 질)을 생략한 글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秩은 벼를 거두어 들여 倉庫(창고)에 차곡차곡 쌓는다는 뜻이 됩니다.
序는 广과 予를 합친 글자로, ‘次例(차례), 學校(학교), 담, 담장, 실마리, 端緖(단서), 머리말, 펴다, 敍述(서술)하다, 차례를 매기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서’라고 읽습니다. 广은 집을 뜻하며 ‘엄’으로 읽습니다. 宀도 집을 뜻하며 ‘면’이라 읽는데, 广과 宀은 차이가 있습니다.
宀은 사방이 벽으로 둘러쳐진 집을 말하며 주로 쉬는 집이란 뜻입니다. 예를 들면 宿(잘 숙) 이 있습니다. 广은 벽의 한 쪽이 터져 있는 모습을 그린 집이므로 주로 일과 關聯(관련)이 있는 집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廚(부엌 주), 店(가게 점)등이 있습니다. 予는 나(≒余), 주다(≒與) 등의 뜻으로 쓰이며 ‘여’라고 읽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抒(풀 서)를 省略(생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북을 左右(좌우)로 손써 펼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序는 집의 담장 즉 울타리를 좌우로 차례차례 펼치며 쌓는다는 뜻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秩은 벼를 거두어 倉庫에 차곡차곡 위로 쌓는다는 뜻이고. 序는 집의 담장을 東西 (동서) 方向(방향)으로 차근차근 쌓으며 펼친다는 뜻입니다.
글/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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