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추천 도서 / '폭력의 역사: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
영국 거주 ‘함석헌에 미친놈’ 김성수 선생의 책을 지난 9월에 이어 또 받았습니다. 380쪽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한국인이 본 영국, 영국인이 본 한국≫을 출판한지 두 달 만에 290쪽 책을 새로 펴내는 자체가 참 대단합니다. 출판되자마자 받았고, 받은 즉시 단숨에 읽었습니다. 읽는 중간에 멈추기 어려웠거든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끔찍한 ‘국가 폭력’에 치가 떨려서요.
2000년대 <대통령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영문번역 및 보고를 맡았던 역사학자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1990년대까지 ‘정부에 의한 죽음’을 생생하게 그린 내용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자들의 욕망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강처럼 흘러야” 했던 기막힌 사연들이지요.
1부는 주로 전두환 정권의 ‘녹화(綠化) 사업’에 따른 죽음을 다룹니다. 산과 들을 푸르게 만드는 녹화가 아니라 “좌경사상으로 붉게 물든 학생들의 사상을 푸르게 바꾸는” 기막힌 녹화였죠. 입영 대상도 아닌 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서요.
2부는 박정희 정권의 군사독재와 반공 정책에 따른 살인을 밝힙니다. 일제에 충성했던 박정희를 경멸한 독립운동가 장준하와 가족, 하버드대학에서 “위대한 학자, 애국자”로 불렸지만 조국과 모교를 위해 서울법대 교수를 지내던 최종길과 동생, 북쪽이 싫어 탈출했는데 남쪽에도 자유가 없어 자유를 찾아 중립국 스위스로 향하다 붙잡혀 ‘위장 간첩’으로 몰려 총살당한 이수근과 처조카, 박정희가 존경하던 형의 친구이자 멘토였으면서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김일성 특사 황태성.....
이재봉 교수/1996년부터 원광대에서 주로 미국정치와 평화연구 북한사회와 통일문제 등을 강의해 왔고, 1999년부터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위한 통일운동>을 전개해왔다. 2014년에는 원광대 사회대학장 및 한, 중 정치외교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쓰거나 번역한 책으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요한 갈퉁 지음) <두눈으로 보는 북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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