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한자 이야기(168)/
남자의 일생(10) ‘제례(祭禮)에 관하여’
각자 집에서 차례, 다례(茶禮)를 모시게 되지요. 다례란 차를 대접(待接)하는 의식(儀式)을 말합니다. 고려시대(高麗時代)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차를 올리며 제(祭)를 올렸다고 합니다. 조선(朝鮮)시대에 유교(儒敎)가 들어오면서부터 차를 쓰지 않고 술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제례는 가문(家門)의 조상(祖上)을 섬기는 제사(祭祀)와 천제(天祭), 기우제(祈雨祭) 등 공동(公同)제례가 있습니다. 조상을 섬기는 제사로는 기제(忌祭), 시제(時祭), 명절(名節) 제사가 있습니다.
기제사는 돌아가신 날에 올리는 조상 한 분 만에게 올리는 제사이고, 시제는 5대조 이상 조상께 사계절의 가운데 달(2, 5, 8, 11월)에 올리는 제사를 말합니다. 요사이는 일년에 한번 정도 지냅니다. 명절 제사는 설날과 추석에 4대조까지의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이나 예법(禮法)에 있는 제사가 아니므로 약식(略式)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사상에 올리는 제수(祭需)는 집안 마다 다르나 제일 앞줄에는 과일을 진설(陳設)하는데, 조율이시(棗栗梨柹), 홍동백서(紅東白西)로 하며 홀수로 놓습니다. 즉 대추, 밤, 배, 감의 순으로 놓고 붉은 것은 동쪽에 흰 것은 서쪽에 놓습니다. 둘째 줄에는 짝수로 진설하며 좌포우혜(左脯右醯) 순으로 좌측에 포를 놓고 우측에 식혜를 놓습니다. 셋째 줄에는 3개나 5개, 혹은 7개의 탕(湯을) 놓습니다. 홀수로 합니다. 넷째 줄에는 적(炙)과 전(煎)을 놓습니다. 적은 중앙 즉, 적전중앙(炙煎中央)입니다. 전 중에 어류(魚類)는 동쪽에 육류(肉類)는 서쪽에, 즉 어동육서(魚東肉西)이며,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합니다. 즉 동두서미(東頭西尾)입니다. 다섯 번째 줄에는 밥과 갱(羹=국)을 놓는데 고서비동(考西妣東)이라 하여 돌아가신 아비의 것을 서쪽에, 돌아가신 어미의 것을 동쪽에 놓습니다.
동과 서의 구분은 신위를 향하여 볼 때 오른쪽이 동쪽이며 왼쪽이 서쪽입니다. 지방(紙榜)이란 종잇조각에 지방문을 써서 만든 신주(神主)를 말하며, 위는 둥글게 하며, 아래는 평평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하늘은 둥글기 때문이며, 땅은 평평하기 때문입니다. 지방은 한 분일 때는 중앙에 쓰며, 두 분일 때는 왼쪽에 남자, 오른쪽에 여자를 씁니다. 그리고 축문(祝文)을 쓰는 데 그 내용(內容)은 ‘언제, 누가, 누구에게, 무슨 일로, 무엇을 하는 식으로 쓰며 제사를 올린다’ 라고 씁니다.
그 다음 제사의 절차(節次)입니다. 제일 처음 강신(降神)으로 신을 제사상 앞에 모시는 것입니다. 그 다음 참신(參神)으로 신에게 참배(參拜)하는 것입니다. 남자는 재배(再拜)하고, 여자는 사배(四拜)합니다. 이는 음양의 원리에 맞게 하는 것입니다. 산 사람에게는 남자는 절을 한 번만 합니다.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므로 두 번 절합니다.
그 다음 진찬(進饌)으로 강신(降神) 다음에 어(魚), 육(肉), 국, 떡, 메 따위의 주식(主食)을 제상(祭床)에 차리는 일을 말합니다. 그 다음 초헌(初獻)을 하고 축문을 읽습니다. 초헌이란 첫 술잔을 올리는 일입니다. 그 다음 아헌(亞獻), 종헌(終獻)을 하고 잔을 제사상에 그냥 둡니다.
그리고 유식(侑食), 신에게 식사를 권하고, 술을 첨잔(添盞)하고, 삽시(揷匙) 즉, 숟가락을 밥에 꽂습니다. 그 다음 합문(闔門)하여 문을 닫고 기다립니다. 그 다음 문을 열고 차를 올립니다. 신이 식사를 다 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사신(辭神)을 하는 데 두 번 절하며 작별 인사를 드립니다. 그 다음 신주를 다시 사당으로 보내는 절차로 납주(納主)를 하고, 음식을 치우는 철찬(撤饌)을 하고 음복(飮福)을 하여 신이 주신 복을 받는 의식을 치루면 비로소 제례가 끝나게 됩니다. 이처럼 옛날 사람들은 의식 치루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것이 조상들에게 대한 효를 다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점점(漸漸) 효(孝)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시 한번 효(孝)의 중요성이 부각(浮刻)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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