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66)
남자의 일생(8) ‘관료(官僚)에 관하여’
과거(科擧)에 급제(及第)하고 관료(官僚)로 등극(登極)하게 되면 품계(品階)를 받게 됩니다. 조선 시대(朝鮮 時代)에는 품계가 18단계(段階)로 정1품에서 종9품까지로 일종(一種)의 계급(階級)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문신(文臣)의 관료는 종9품의 아래 단계에서 정1품의 최고(最高) 단계까지 차례로 올라가는 것이 원칙(原則)이었습니다.
관료는 당상관(堂上官)과 당하관(堂下官)으로 구분(區分)되며 문관(文官)은 정3품인 통정대부(通政大夫) 이상(以上), 무관(武官)은 절충장군(折衝將軍) 이상을 말합니다. 당상관이란 어전(御前) 회의(會議)에 참여(參與)할 수 있는 직위(職位)를 말합니다. 이 직위가 되는 것은 아주 어렵기도 하지만 출세(出世)가 보장(保障)된 것이므로 지금에도 ‘따논 당상’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장원급제(壯元及第)를 하면 보통(普通) 종6품에 임명(任命)되며 임금께 감사(感謝)를 올리는 예(禮)를 올리는데 이것을 사은숙배(謝恩肅拜)라고 합니다. 관리(官吏)가 되어 일정(日程) 기간(期間)을 채우면 승진(昇進)을 하게 되는데 한 단계의 품계를 1자(資)라고 합니다. 이 한계를 승진하려면 6품 이상은 30개월(個月), 그 이하는 15개월이 걸립니다. 따라서 종9품에서 정1품이 되기까지는 약 40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그 후 신하(臣下)가 나이 70이 되면 관직(官職)에서 사직(辭職)하고자 하면 임금에게 상소(上疏)를 올리게 되는데 이를 骸乞疏(해걸소)라 합니다.
이 말은 고령(高齡)이 되어 사직코자 하는 것으로 현거치사(懸車致仕)라고 하며 이는 수레를 매달아 놓고 관직에서 물러난다는 말입니다. 달리 현거지년(懸車之年), 현여치사(懸輿致仕)라고도 합니다. 현여(懸輿)는 처음에 황혼이 되기 전의 때를 말하였습니다. 회남자(淮南子)에 의하면 ‘해가 황도(黃道)를 따라서 수레를 몰고 가다 비곡(悲谷)에서 쉬게 되면 황혼이 되기 전이되는 때이므로 현여(懸輿)라 하고 해가 수레를 몰아 우연(虞淵)에 이르면 황혼(黃昏)이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군주가 연로(年老)한 신하를 강제(强制)로 물러나게 하지 않고 신하가 스스로 물러난다는 의미(意味)입니다. 경(卿)과 대부(大夫)가 연로하지만 능력(能力)이 있어 군주가 관직에 더 머무르게 하고자 하면 안석(案席)과 지팡이를 하사(下賜)하게 됩니다. 이것을 사궤장(賜几杖)이라 합니다. 안석과 지팡이는 노약자가 몸을 기댈 수 있는 물건(物件)입니다. 따라서 왕제에 보면 ‘50세에는 집에서, 60세는 마을에서, 70세에는 국도에서, 80세에는 조정에서 지팡이를 짚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각각 杖家(장가=50세), 杖鄕(장향=60세), 杖國(장국=70세), 杖朝(장조=80세)라 합니다.
신하가 노령으로 귀가(歸家)해서 90세에 이르렀어도 군주가 자문(諮問)을 구하고 싶을 때에는 진귀(珍貴)한 예물(禮物)을 가지고 노신(老臣)의 집을 방문(訪問)하는 데 이것은 현자(賢者)를 우대(優待)함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안거(安車)는 노인이나 여자들이 타는 수레로, ‘옛날의 수레는 모두 서서 탔기 때문에 앉아서 타는 수레를 편안하게 탄다’라고 하여 안거(安車)라고 했습니다.
또한 나이 70세가 된 연로한 신하의 사직(辭職)을 군주가 允許(윤허)를 하면 그 신하는 자기가 살던 고향(故鄕)으로 내려와 후학(後學)들을 가르쳤습니다. 그 가르치던 학교를 서(序)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관직에 오래 있었던 관료(官僚)가 후학들에게 그 많은 경험(經驗)과 도덕(道德)을 가르쳤으므로 배우는 후학들이 그 가르침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교사(敎師)의 자질(資質)이 턱없는 사람이 작은 학식(學識)이나 편향(偏向)된 사상(思想)을 가지고 가르쳐 후학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이들이 간혹(間或) 있어 개탄(慨歎)스럽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시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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