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라는 치장 속에 ‘교육 사각지대’ 발생 우려
학생인권조례 시행 100일, 학생 85%, 교사 55% 만족의 의미
학생ㆍ학부모ㆍ학교교사들의 관심 또는 걱정 속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경기지역 25개교 학생 6천여명과 교직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학생은 84.2%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나, 교사는 55.6%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조례시행과 관련 학교생활 변화의 긍정 도를 묻는 질문에 학생은 84.6%, 교사가 56.3%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2청 이석길 장학관은 “지난 3월초 제도가 시행된 이후 학생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사들의 인권의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큰 방향에서 학생인권 존중은 물론 교사의 인권도 존중되는 학교문화가 만들어지리라 믿는다”고 밝게 전망했다.
한편 ‘인권이 어떻고, 제도가 어떻고’를 떠나, 요즘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교사들의 안이한 학생지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도 꽤 있다. 의정부시 가능동에 거주하는 원모씨(53세)는 의정부 가능동 소재 K여중(2학년)에 다니는 큰 딸 때문에 요즘 걱정이 말이 아니다.
원모씨 말에 따르면 자신의 딸이 요즘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도 가끔 빠지고, 집에도 새벽에 들어오던지 아예 들어오지 않는 날도 많단다. 학교에서는 “○○가 결석했다, 수업시간에 없어졌다”고 결과 통보 식으로 전화가 오는데, 이러한 연락을 받을 때마다 원모씨의 마음은 속이 타들어만 간다.
학교 담임선생님은 왜 이 학생이 결석을 자주하고 수업시간에 빠지는 일이 많은 지를 아빠에게 따지듯 묻기도 한다. 원모씨는 이에 대해 “그동안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해왔으며, 친구관계는 어떠한지? 학교차원에서 그동안 학생지도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설명들은 바 없고, 더 더욱 학생 과실의 원인을 가정에 돌리려는 교사의 추궁을 듣다보면 정말 화가 나고, 그저 난감할 뿐”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교사와 학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인권이 어떻고, 제도가 어떻고” 하는 옷치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형식들로 인해 자칫 ‘교육의 사각지대’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이러한 사각지대에서는 어느 누구도 교육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규제가 없으면 무조건 좋은 것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역설적이지만 학생인권이 강조될수록 교사들의 근무환경은 좋아진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선생님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너무 심한 말인 것 같지만, 그저 좋은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학생에 문제가 생기면 벌점 주며 장부에 정리하면 되고, 학부모에게 통보해 주의를 주면 교사로서 할 일은 다한 것이다. 과거처럼 선생을 믿고 의지하며 자녀를 학교에 맡기고, 어렵게 살아가는 원씨같은 학부모들에게 학생인권조례는 잘못하면 자식 망치는 ‘악법’ 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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