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인터뷰
카운터테너 가수 ‘루이스 초이’(Louis Choi)
‘자만심이 계속되어도 좋을 것 같은 사람’
독일의 영화감독 하인리히 코흐는 이렇게 말했다. “제대로 된 화가들이 비사교적인 것은 자만심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항상 사로잡혀 있는 고귀한 정신을 쓸데없는 잡담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이 이런 고귀한 정신 때문에 질시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모르고 있다.
당신은 이런 '자만심'에 한번이라도 빠진 적이 있는가?” 다행스럽게 기자는 이런 ‘자만심’에 빠진 한 예술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의 이름은 루리스 초이, 한국 이름은 최경배다. 나이는 물어볼 염두도 못 내었다. 그래서 인터넷과 온갖 자료를 뒤졌더니 삼십대로 나와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카운터테너 중 한 명이다.
대전 출신인 루이스 초이는 178cm, 70kg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슈만국립음악대학 대학원에서 오페라로 석사학위, 종교음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것들은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듯하다. 왜냐하면 그는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카운터테너라는 단어다. 카운터테너(countertenor)는 테너를 넘어선 남성의 성악 음역으로, 여성의 음역에 이를 정도로 그 음폭의 넓이와 깊이가 매우 다르다. 이런 그가 요즘 대한민국 화제의 중심에 있다.
“남자의 가성을 가지고 호흡과 발성을 통해 진성처럼 소리를 내는 것이다. 영화 '파리넬리'에 나오는 것은 거세된 가수 카스트라토(castrato)다. 중세 시대에는 성당에서 여자들은 노래를 못하게 했다. 그래서 보이(boy) 소프라노가 나왔다. 변성기 이전 소년들을 거세해서 음악을 하게 한 것이 카스트라토다. 물론 당시에도 카운터테너가 있었다. 하지만 파리넬리처럼 카스트라토가 워낙 인기가 있어서 카운터테너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사라졌다.
그 이후 거세를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자 다시 1920년대에 카운터테너가 복원되기 시작했다. 바로크나 중세음악을 복원한 것이다. 당시 클래식에서 헨델, 바흐, 모차르트 등이 카스트라토를 위해 썼던 곡들을 복원하는 차원에서 다시 시작된 것이다”라고 카운터테너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처럼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카운터테너가 아니라. 얼마전 MBC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서 트로트 가수 설운도와 함께 출연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저에게 어떻게 유학을 다녀온 정통 성악가가 이런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느냐? 혹은 그 용기가 참 대단하다”라고 하시는데 예술의 본질이 무엇입니까? 아니 서양의 중세시절 그 당시 오페라 가수나 성악가들 역시 지금의 대중가수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악도 그렇습니다. 저는 시쳇말로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 하는데 예술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의 혼과 열정을 같이 한다면 굳이 장르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함께 출연했던 설운도 선생님을 참 좋아합니다”라며 자신의 지금과 같은 행동에 대해 당당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후 독일 유학 등 긴 여정을 마치고 지금은 의정부에서 목회를 하시는 작은아버지의 권유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의정부는 교통편이 좋아 방송, 음악활동을 하는데 편하고, 5분만 벗어나면 자연의 싱그러움이 있어 너무 좋다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부분에 언급한 독일의 영화감독 하인리히 코흐의 말이 다시 한 번 생각났다. 루이스 초이의 ‘자만심’은 계속되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취재/ 현성주 기자, 사진/ 오용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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