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
좌로부터 생활간사 정은주 총책 정인자 회계간사 김미씨
꿈을 잃은 아이들, 꿈을 찾았어요
의정부 가능동 여류 삼총사, 행복 나눔의 사람들
의정부시 가능동은 독거노인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장들이 주로 사는 쪽방동네가 많은 지역이다. 60-70년대 빈민가가 떠오르는 곳. 이곳에 행복의 작은 씨앗, 정인자(54) 정은주(47), 김미(40)씨 여류3총사가 있다. 좁은 일방도로를 따라서 의정부여고 맞은편에 불과 5-6평 남짓 조그만 공간 하나를 찾았다.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센터'라는 이름에 많은 사람 넓은 건물을 염두에 두고 찾았는데, 달랑 세 여인만 지키고 있었다. 적잖은 실망감도 들었지만 대화의 끝은 달랐다. 척박한 마을 사람들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용감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이었다. 작은 곳에서 넓고 풍성한 행복의 열매를 맺고 있었다.
척박함을 가슴으로 끓어안고
여류삼총사. 이 세 여인이 17명의 소년소녀 조손가정의 아이들, 70여 홀몸노인(독거노인)들을 돌보며 살아간다. 이에 대한 어떤 사회적 보상도, 또 앞날의 어떤 대가성 계획도 없다. 그저 가엽고 딱한 아이들이 있고, 홀로 된 불쌍한 노인들이 있어서, 자신의 것을 털고 집안을 털어가며 행복을 나누며 산다. 춥고 배고픈 노인들의 하루 한 끼라도 영양을 따져 점심식사 챙기고, 청소와 빨래, 궁핍한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용돈과 학교생활 가정생활 돌보며, 포근한 엄마로서, 또 든든한 딸들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의정부시장의 상을 받기도 했다.
신앙으로 몽친 가난의 사랑
2008년 10월. 신앙심 하나로 똘똘 뭉친 정은주 김미 두 간사와 총책 정인자씨는 20여년 다니던 교회사역을 접고 받은 퇴직금 몇 천만 원에 의지해 이 마을에 민들레처럼 내려앉았다. 처음 청소년 6명과 노인 5분을 도와드렸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가난에 고통받는 이들을 가슴으로 안았다. 그러다 점점 늘어난 대식구, 현재에 이르렀다. 돈도 금새 떨어졌다. 이들과의 생활은 지탱해야했다. 주변 친지와 친구들을 찾아가 후원을 매달리고, 집안의 고춧가루며 부식 류가 남아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지인의 아이디어 CMS후원계좌가 개설됐다. 가족친지 친구뿐 아닌 일반 후원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큰 힘이 됐다.
뜨거운 열정에 협력체 가세
이들의 소식을 듣고 돕겠다는 단체가 또 나왔다.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 직원봉사단과 지역사회 이·미용협회 회원들이 가세했다. 이들은 5인 또는 4인 1개조씩 한 주에 두 세 번 씩 찾아와 도시락배달을 돕고, 노인들의 빨래와 청소와 대화, 머리를 잘라주는 등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또 교회나 종교단체 식품회사 식당 업소 등의 물품지원부대도 맺어졌다. 정인자씨가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결과였다. 이 모든 것들이 청소년과 노인들의 식량이 되고, 용돈이 되고, 외롭고 춥던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절약하고 올인하니, 넘쳐
" 현재 지출액에 약 50~60% 정도가 충당되는 실정이예요" 이들중 회계간사 김미씨는 야무진 회계책임자. 언제나 부족한 돈을 쪼개고, 또 쪼개며 알뜰살뜰 꾸려간다. "현재 70인 분을 하고 있지만, 100인분까지 문제없어요." 싱크대와 가스렌지로 꽉찬 두평남짓 좁은 주방에서 매일 밥과 반찬을 해 내는 생활간사 정은주씨는 주방의 달인. 재료와 공간이 부족해도 넘치는 열정으로 채워가는 여인이다. 언제나 부족한 재원충당에 쉴틈 없이 돌아치는 총책 정인자씨는 두 간사가 너무나 미덥다. "항상 부족하죠. 하지만 겁안나요. 언제나 그렇게 해왔으니까. 닥치면 발품팔고, 돌다보면 해결되고... 하하" 총책 정인자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여인. 그녀의 너털웃음 앞에 모든 걱정과 고민이 해결된다.
불우아동 위한 아동센터가 꿈
"처음에 아이들이 저주받은 아이,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등등으로 자신을 학대하고 비관할 때 가슴아팠어요.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을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요" 라며 아이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정인자씨.
"교육만이 가난을 이길 수 있어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또 악순환입니다. 이들을 위한 아동센터를 반드시 운영할 것입니다." 정인자씨는 확고한 꿈을 가지고 가슴을 조인다. 온종일 후원업체를 찾아돌고, 아이들을 만나고, 노인들을 돌아보고, 이제 그만 쉬고싶을 시간에 또 만학의 꿈을 키우며 자신부터 공부(사회복지학)를 하러 야간대학교를 간다. 지칠줄 모르는 여인 정인자씨. 질곡의 터를 찾아온 '행복 나눔'의 세계에 같이 뛰어든 정은주 김미 두 간사가 있어 뜨거운 우정의 여류삼총사는 추운겨울의 가능동 달동네를 환하게 비춘다.
김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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