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노래가 입가에 맴도는 날이다. 청명한 하늘, 아름다운 알록달록한 나무와 그 옆에 핀 이름 모를 들꽃을 보면 감성이 꿈틀되어 가을을 탈 수 밖에 없는 계절~ 책읽기에 좋고 공부하기에 좋고 여행하기에 좋은 이 계절~ 이 계절에 편지쓰기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소속한 우정사업본부의 경인지방우정청에서 ‘제1회 경기 인천지역 테마 편지쓰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주제는 아버지인데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글도 드릴 겸 큰 상품이 걸려있는 이벤트에도 응모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국에서 취급되고 있는 소형우편물 중에 일반우편물들은 줄어들고 카드 고지서나 대량으로 인쇄된 업체들의 우편물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군사우편들을 보면 사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보급 되면서 메일과 문자로 바로 바로 연락하는 시대가 되었다. 편지지를 사서 편지를 썼다 마음에 안 들면 휴지통으로 집어넣고 다시 써서 완성된 편지를 우체국에서 우표를 붙여 며칠 후 그 사람이 지금쯤 받았을까하고 생각하며 답장을 기다리던 모습도 점점 사라져간다.
연하장 대신 이모티콘 넣은 새해인사 문자로 대신하면 받은 사람은 대량문자로 생각하여 답 문자를 생략하곤 하지만, 손수 쓴 연하장을 받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조금은 옛날로 돌아가 생활하고 싶다. 얻은 것만큼 잃은 것이 많다. 문명의 이기로 편한 삶을 얻었지만 깨끗한 물, 아름다운 유년시절의 추억, 깨끗한 먹거리, 마음을 나누는 행복을 잃어간다.
왜 세상은 각박해져 갈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우리’문화다. 내나라, 내 엄마, 내 집이 아닌 우리나라이고 우리엄마이고 우리 집이다. 점점 ‘우리’를 버리고 내 것을 찾아가면서 마음의 병을 얻는 것 같다. 나의 옆 동료는 회사에서만 함께 일하는 사람이 아니요, 나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친구이며 나의 옆집사람은 나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같은 슈퍼마켓을 이용하며 종종 같은 식당에 밥을 먹는 많은 것을 공유한 사람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우리는 사람의 만남을 너무 가벼이 여기지 않나싶다. 말보다 글이 더 강할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 주위사람들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 의정부우편집중국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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