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인도여행(3)
‘판공초’로 가는 길
Good bye 북인도...
우리는 레에서 우리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판공초’로 향했다. 서로의 컨디션을 염려하며 몸 상태에 따라 멀미가 덜한 자리로 바꿔가며 어지럼증과 울렁증을 견디며 우리일행은 덜컹거리는 지프를 타고 몇 시간을 죽은 듯 쓰러져 달렸다. 거의 도착했을 쯤 살며시 눈을 떠보니 풀 한포기 나무 한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산 아래 펼쳐진 넓은 초원 위에, 말과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처음 보는 멋진 풍경이 흔들리는 차안임에도 힘을 내어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게 했다. 저 멀리 호수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숨이 멈춘듯했다. ‘판공초’다!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벅차오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유난히 아름다운 인도의 하늘과 푸른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산은 제각각의 바위색으로 우리산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아름다움을 눈부시게 반짝이는 거울 같은 호수가 한번 더 담아 보여준다. 지프에서 내리자마자 헉헉거리면서도 호수를 향해 뛰어간다.
동서남북 어디든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되는 멋진 배경 앞에 이리저리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지만 우리 일행은 합성을 시킨 듯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히말라야 산맥이 융기할 때 바닷물이 올라와서 생긴 ‘판공 초’(초=호수)는 지금도 새우가 산다고 한다.
신기한 짠 맛의 호수에 살며시 발을 담가 본다. 물이 얼음장 같이 차고 투명하다. 조금이라도 눈에 더 담으려다 보니 두 시간이 금방 지난다. 인도 음식인 ‘탈리’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해가 지기 전에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돌아갈 차비를 한다. 나의 인도 일정 중 가장 가슴 벅찼던 이곳 ‘판공초’를 또 한 번 올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직접 눈으로 담아온 나는 행운아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나 힘들었다. 심한 울렁거림에 결국 길가에 지프를 잠시 세우고 쉬었다 다시 출발하기도 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음식점을 찾아가 닭도리탕을 주문해 인도의 힘없는 흰쌀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물론 한국의 맛과는 전혀 다른 매우 아쉬운 맛이지만 오늘은 그마져도 맛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바로 전날 아쉬운 마음에 바위산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레(Leh) 왕궁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어제의 피로도 다 풀지 못하고 해발 3500m에서 언덕을 오르기란 힘든 일이었지만 언덕위에서 바라본 마을의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한참을 앉아서 3주하고도 3일의 여행일정을 되돌아보며 아직 여행 일정이 남아있을 나의 소중한 인연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한국으로 돌아 왔다.
인도여행 동안에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 탈도 나고 예측 못한 북인도의 일교차에 감기도 걸려 고생했지만 여행을 끝낸 지금은 좋은 것들만 기억에 남는다. 고생한 시간도 두고두고 웃고 떠들만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남을 것이다. 이번 인도여행을 통해 나 자신이 성숙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하루의 삶이 소중하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여행을 상상하는 것을 보면 난 여행에 중독되어 가는 것 같다. 특히 여행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어디론가 또 떠나고 싶다... (끝)
신비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인도여행(3)
글/ 박우진(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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