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을 맞이하여
지금 우리는 삼일절의 의미를 수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3·1절은 1919년 3월 1일, 우리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조선의 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로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본 제국주의는 1910년 8월 22일 '병합' 조약을 강요하여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일제는 식민지의 최고통치기구로 조선총독부를 설치했으며, 대한제국을 식민지 지배구조로 재편하기 위하여 1910년대에 폭압적인 무단통치를 실시했다. 우리민족은 무단통치하에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등 모든 기본권을 박탈당했다. 학교에서는 민족교육이 억압받고, 종교계에서는 민족적 신앙이 탄압 당했다. 정치·사회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수탈당했었기 때문에 우리민족은 일본에 대해 항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운동은 일차적으로는 일제의 잔인한 탄압으로 인하여 독립 쟁취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전국적으로 운동을 지도할 조직이 없었다는 점, 이 운동을 처음 준비했던 33인이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가 독립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타협적 자세를 취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성공은 비록 못했지만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고취시켰으며, 또한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진행하게 되었고 그 운동을 지도할 조직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9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삼일절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삼일절의 의미를 모르는 초·중·고생이 40%나 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요즘은 서울시청, 청계천, 탑골공원 주변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행사에는 주최 측만 있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은 찾아보기 힘든 상항이라고 삼일절 관계기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행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요즘 초등학생들은 삼일절에 대한 이미지로 유관순 열사, 태극기, 공휴일 등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 아이스크림 회사가 만든 ‘31데이’ 때문에 삼일절은 아이스크림 먹는 날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일절은 그냥 노는 날이 아니다. 또한 유관순 열사, 태극기가 삼일절의 전부는 아니다. 삼일절은 남녀노소, 계급, 빈부를 떠나 나라 독립을 위해 우리민족 모두가 목숨을 걸고 만세를 부른 날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임시정부의 정신과 설립의 근간이 되었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된 날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휴일로 혹은 아이스크림 먹는 날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삼일절의 의미를 수정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지금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불기 시작한 민주화 바람은 뜨겁기만 하다. 마치 우리가 예전에 겪었던 것처럼. 하지만 우리가 저들 보다 일찍 민주화를 완성시키고 지금의 열강 대국에 들어서게 된 것은 분명 우리민족이 외쳤던 민족자결주의, 박애주의, 인본주의 등을 가지고 싸웠던 당시 선조들의 기백이라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삼일절 노래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보자.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 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 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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