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세이/ ‘방캉스’와 ‘집콕’의 일상에서
2~30여 년에 ‘방콕’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었다. 태국의 수도 방콕이 아니라 자신의 방에서 콕 틀어박혀 지내는 젊은이들을 빗대어 만든 단어로 당시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하루하루 보낸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요즘은 ‘집콕’과 ‘방카스‘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는 사람들과 휴가철에 바다나 산으로 떠나지 못하고 자신의 방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있다.
이런 단어들은 처음에 코로나19로 자가 격리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 단어였지만 이제는 너무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당국에서 당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인 이상 집합금지 등 철저한 예방 수칙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지키고 있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작은 격리’라는 말도 생겼는데 집콕이나 방캉스 때문에 운동량도 줄어들고 활동량도 보통 때보다 현저하게 줄다 보니 몸에 살이 많이 늘어나 그동안 입던 옷들이 작아졌다는 의미로 이른바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웃픈’ 현실이 된 것이다. 아무튼 피서나 휴가를 의미하는 ‘바캉스(vacance)’는 원래 프랑스어인데, 스펠링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영어 단어 vacant(텅 빈, 공석의), vacancy(공석)와 같은 어원을 가진 단어다. 따라서 바캉스는 "바쁘고 꽉 찬 일상을 비우고 여유를 갖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요즘 하루 종일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예전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1980년 10월 21일 첫 회부터 2002년 12월 29일 마지막 회까지, 22년2개월여 동안 총 1088회 방영된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옛드(옛날 드라마)의 역주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야인시대’ ‘태조 왕건’ ‘용의 눈물’ ’허준‘ 등도 대표적인 ‘옛드의 역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우리들도 조용히 집이나 사무실에서 옛날을 돌아보고 자신의 인생을 한 번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바쁘고 꽉 찬 일상을 비우고 여유를 갖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바캉스를 진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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