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6)> <乾燥(건조)> 볕이 좋고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6) '乾燥(건조)'
볕이 좋고 濕氣(습기)가 적은 날에는 빨래가 잘 마릅니다. 이런 快適(쾌적)한 날에는 散策(산책)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乾燥를 국어사전에 보면 ‘습기(濕氣)나 물기가 없음, 마름’이라고 나옵니다. 乾과 燥는 둘 다 ‘마르다, 말리다’의 뜻이지만 말리는 主體(주체)가 다릅니다. 그 意味(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乾은 倝(간)과 乙(을)을 합친 글자이며, ‘하늘, 임금, 아버지, 마르다, 말리다, 건성으로 하다, 헛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간이나 건’으로 읽습니다. 여기서 倝은 풀밭 사이로 해가 떠올라서 햇빛이 땅으로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햇빛이 빛나는 모양, 해 돋다’의 뜻이며 ‘간’으로 읽습니다.
乙은 땅 위에 있는 水分(수분)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양이며, 마치 아지랑이 같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새, 둘째, 굽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을’로 읽습니다. 따라서 倝(간)과 乙(을)을 합쳐서 解釋(해석)하면 ‘해가 떠오르면 땅 위의 물기를 하늘로 걷어 간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말린다, 마르다’의 뜻이 나오는 겁니다. 물기를 걷어 가는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건성이나 헛되다’의 뜻도 됩니다. 그리고 하늘은 머리 위에 있고 높기 때문에 ‘임금이나 아버지’ 등의 뜻도 되는 거지요.
燥는 火(화)와 喿(소)를 합친 글자로, ‘마르다, 말리다, 애태우다, 焦燥(초조)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조’라고 읽습니다. 여기서 火는 치솟으며 타오르는 불을 그린 것으로 ‘화’라고 읽으며, 喿는 나무 위에 口(구)를 세 개를 그려서 나무 위에 앉은 새들이 쉴 새 없이 지저귀는 모양으로 ‘운다, 떠들썩하다, 騷亂(소란)스럽다’ 등의 뜻이며 ‘소’라고 읽습니다.
따라서 火(화)와 喿(소)를 합쳐서 解釋(해석)하면 ‘불타는 소리가 소란스럽다?’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불타는 소리가 무엇을 말린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操(잡을 조)의 省略字(생략자)로 봐야 합니다. 操는 ‘잡다, (손에)쥐다, 부리다, 다루다, 조종(操縱)하다’의 뜻으로 쓰이며, ‘조’로 읽습니다. 그러므로 불을 잡고 다루어서 물건을 말린다는 뜻이 됩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漢字(한자)는 글자 그대로 解釋(해석)해도 그 의미가 傳達(전달)되는 것도 있지만 이처럼 생략한 글자를 합쳐서 그 의미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乾과 燥의 다른 점은 글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乾은 하늘이 乾燥(건조)해서 물기를 말린다는 뜻이고, 燥는 불을 가지고 불의 熱氣(열기)를 利用(이용)해서 말리는 것을 말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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