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3) '소모(消耗)'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3) '소모(消耗)'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그런 些少(사소)한 일에 精力(정력)을 消耗(소모)하지 마라’ ‘電氣(전기)를 함부로 消耗하지 말라’ 라는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消耗라는 말은 漢字(한자)말인데 둘 다 ‘없애다, 줄어들다’의 意味(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없애는 의미가 다르므로 글자를 달리 만든 것입니다. 그 다른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消는 氵(수)와 肖(초/소)를 합친 글자이며 ‘소’라고 읽습니다. 氵는 水(물 수)와 같은 의미이고, 肖는 ‘닮다, 모양이 같다, 본 받다’의 뜻으로 쓰이면 ‘초’로 읽으며, ‘작다, 衰(쇠)하다, 흩어지다’의 뜻으로 쓰이면 ‘소’로 읽습니다. 肖(초)는 작은 몸이라는 뜻이므로, 先親(선친)에게서 나온 몸이므로 닮았다는 뜻이 되고, 先親보다 몸이 작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消는 사라지다, 없애다, (쇠하여) 줄어 들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소’라고 읽습니다.
消는 ‘물로 인해 몸이 작아지다’의 뜻인데, 예를 들자면 ‘火災(화재)가 났을 때 물로 불을 사라지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라지다’ 없애다‘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본뜻은 나이가 들어 몸에서 물이 빠지면 주름이 생기면서 서서히 몸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쇠하여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耗는 耒(뢰)와 毛(모)를 합친 글자로 ‘消耗하다, 줄이다, 없애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모’로 읽습니다. 耒는 丯(개)와 木(목)이 합쳐진 글자로, 丯는 풀이 흩어져 있다는 뜻으로, ‘풀 산란할 개’로 읽습니다. 毛는 털의 모양을 그린 것으로 ‘털 모’로 읽습니다. 여기서 毛는 땅 위에 자란 풀을 뜻합니다. 따라서 耗는 쟁기를 가지고 잡풀들을 갈아 없앤다는 뜻이 됩니다. 잡풀을 갈아버리니 ‘줄이다, 없애다’의 뜻도 당연히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消는 물이 빠짐으로 인해 스스로 몸이 줄어든다는 能動(능동)의 뜻이고, 耗는 쟁기를 가지고 풀을 줄어들게 했으니 他動(타동)의 뜻입니다. 이처럼 소와 모는 둘 다 ‘줄다, 없애다’의 뜻이지만 이처럼 숨어있는 뜻은 陰(음)과 陽(양)처럼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類似字(유사자)들은 뜻이 같거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숨은 의미가 다르므로 그 의미를 正確(정확)하게 알고서 써야 합니다.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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