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여행가 현예리의 우리음식 나들이 '뻬떼기 죽'
베낭여행가 현예리의 우리음식 나들이
빼떼기죽
구황음식(救荒飮食)은 흉년이나 전쟁 등으로 기근이 심할 때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특히 근래에 들어와서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어려운 시절을 거치면서 이런 구황음식을 많이 먹었다. 굶어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양상이 100% 확 바뀌어졌다. 웰-빙이라는 새로운 음식 열풍이 불어오면서 건강식 혹은 영양식으로 그 존재가치가 달라진 것이다.
구황음식으로는 옥수수, 수루치(쑥)범벅, 송기떡, 뚱딴지(돼지감자), 도토리밥, 도토리묵, 보리개떡, 나물죽, 된장떡(장떡), 머루와 다래, 무밥, 메뿌리(메꽃뿌리),칡, 등이 있는데 경상남도 통영에는 구황음식으로 고구마죽인 빼떼기죽을 만들었다. 이 죽은 양식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통영은 수산물이 많이 생산되어 허기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당시의 사람들은 배고픔에 언제나 익숙해 있었다. 그래서 빼떼기죽은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보다는 허기진 영혼을 채워주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최소한 통영사람들에겐. 그리고 지금은 그리움의 입맛을 당기는 통영의 대표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빼떼기죽이 얼마 전 모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빼떼기는 옛날 간식의 하나로 생고구마나 삶은 고구마를 얇게 썰어 볕에 말려 만든다. 말리는 과정에서 고구마의 수분이 증발하면 얇게 썰어놓은 고구마가 비틀어지는데 이 모습을 경상도 지역에서 '빼떼기'라고 부른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과거 경상도와 제주도에서 어린이들이 간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전해지는데 양식이 부족한 겨울에 빼떼기를 넣어 죽으로 끓여먹었는데 이 죽을 ‘빼떼기죽’이라고 불렀다. 최근 웰빙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영양이 풍부하고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여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고구마를 빚어서 말리고 삶아서 만든 빼떼기를 팥과 차좁쌀, 그리고 강남콩, 찹쌀 등을 넣고 끓이는 것이 만드는 방법의 전부다.
요리 전문가들에 의하면 고구마에는 항산화능력이 있다고 한다. 고구마에 많은 식이섬유는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하고 풍부한 칼륨은 몸속에 나트륨을 배출시키며, 비타민 C, B가 많고 특히 황색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 자색 고구마에는 안토시아닌이 많다고 한다. 또한 고구마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고구마 잎사귀, 줄기 등에도 항암성분과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되어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고구마를 먹을 때 껍질째 먹으라고 한다. 껍질에는 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의 노폐물을 밖으로 빼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며, 특히 껍질과 과육은 음양배합으로 이루어져있기에 같이 먹어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글/ 현예리(여행가, 한국전통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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