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균 ‘줄타기’의 유래와 특징
김대균 ‘줄타기’의 유래와 특징
추석 명절이 되면 우리 민속놀이 많이 소개 된다. 그 중에서 줄타기는 쉽게 보기 어렵지만 스릴과 재담이 곁들여 있어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줄타기를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우리나라의 줄타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그 하나는 대령광대(待令廣大) 계열의 ‘광대 줄타기’요, 다른 하나는 ‘남사당패’ 등 유랑예인(流浪藝人) 계열의 일명 ‘얼음’이라고도 하는 ‘뜬광대 줄타기’다. 오늘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되어있는 ‘광대 줄타기’로 예능보유자 김대균(金大均)를 소개하고자 한다.
1976년 6월 30일차 처음으로 예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았었던 김영철(金永哲, 1920~1988)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조교였던 김대균이 어렵게 맥을 이어오다가, 2000년 7월 22일 보유자가 되었다. 줄타기는 일명 승도(繩度), 주색(走索), 색상재(索上才)라 했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 전하여 오는 민간 연희 중 하나였다. 줄을 다루는 놀이에는 줄다리기(끌기), 그네뛰기와 이줄타기가 있었다. 줄다리기와 그네뛰기는 전국적이고도 집단적 놀이이나 ‘줄타기’는 전문적 기교가 전제되는 기예이다. 또한 이 계열의 예능자들을 보면 대개 경기지방 출신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과거 나례도감(儺禮都監)이 위치하였던 지리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에 유례를 문헌 중심으로 찾아본다.
삼국사기(三國史記)나 고려사(高麗史) 등에서 보면, 신라시대 어느 연대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국풍으로서 상원(上元) 또는 2월에 행해지는 연등회와 중동(仲冬)인 11월에 행해지는 ‘팔관회’가 있어왔는데, 이 대회는 불교적 행사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국민적 집회이기도 하였다.
더욱이 신라 말엽의 팔관회는 가무백희(歌舞百戱)를 연출하는 행사였고, 이는 그 후 태봉국(泰封國)에 전해진 뒤 고려로 이어졌다고 한다. <고려사> 기록에 따르면 ‘고종’(제 23대, 재위 1213~1259) 32년 4월 8일의 연등회에 대하여, 5월에는 조정 고관을 초대하여 연희하는 기악백희(技樂百戱) 등에 대하여 운운하였으니, 이는 악공과 재인이 천수백명에 이르렀다는 말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조선조에는 고려의 유습이 옮겨져 나례도감에서 산악잡희를 관장하여 ‘나례’와 같이 조정의식(朝廷儀式), 사신 접대에 백희를 놀게 하였고, 조선조 ‘성종’(제9대, 1496~1494) 19년 3월에 명(明)나라 효종(孝宗)의 즉위를 알리러 온 사신 동월(董越)이, 그가 우리나라에 입국 후 본 견문을 쓴 조선부(朝鮮賦)에서도 서울의 호화스런 놀이의 모습과 줄타기, 사자놀이 등 갖가지 지상기예를 연행한 상황을 기술하고 있다. 또 그 때에 연희된 잡희들을 보고 조선 성종 때의 성현(成俔 1439~1505)은 관극시(觀劇詩)에도 줄타기의 현상을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즉 ‘붉은 옷 그림바지 종횡을 어지럽히며, 줄을 밝고 돌아감이 제비가 가볍게 나는 것 같구나’ 했다. 예나 지금이나 줄꾼은 고운 옷차림을 하였음을 알 수 있겠고, 그 신묘한 줄 재주는 마치 제비가 가볍게 날아 오는 것 같음을 말하고 있다. 근세에서는 광무대(光武臺)를 위시하여 모든 야외 놀이에서도 줄타기가 행하였었다. 송석하(宋錫夏)는 '줄타기‘에 관하여 그의 한국민속고(韓國民俗考)에 설명해 놓았다. ’색상재(索上才, 줄타기) 조에서 이르기를, 전래하는 놀이의 하나에 줄타기가 있다. 성현이 허백당집(虛伯堂集)에 보색환동비연경(步索還同飛燕京)이라고 한 것이 줄타기를 표현 한 것‘ 이라 했다. 대체로 줄타기는 서역계에서 비교적 오래 전부터 유입되어 소위 ‘잡희백기’ 중 하나로 민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그 종류가 다양하고 기예로웠다.
줄타기의 보유자 김대균은 판줄의 교예(較藝)에 빼어났던, 고 김영철의 ‘잔노릇’ 43가지를 장시일에 걸쳐 이어받은 후, 고 이동안(李東安, 1906~1995) 옹으로부터 재담과 소리를 배움으로써 교예와 재담, 소리를 섭렵한 줄꾼이다. 김대균 줄타기의 특징은 먼저 ‘판줄’이라는데 있다. 판줄이라 하는 것은 재담과 소리를 곁들여 어릿광대와 함께 극적으로 진행하며 전 바탕을 보여주는 것으로 반주를 맡은 ‘삼현육각’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남사당패’를 비롯하여 ‘뜬광대 줄타기’의 반주는 꽹가리, 징, 북, 장고, 날라리가 맡는데 ‘광대 줄타기’는 ‘삼현육각’을 갖추어 염불, 타령, 당악 등이 연주된다. 짧은 시간에 몇 가지 재미있는 ‘잔노릇’만 보여주는 ‘도막줄’이 아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외국의 줄타기가 아슬아슬한 재주에만 치중한다면 우리들의 전통적인 줄타기는 ‘악’, ‘가’, ‘무’를 곁들인 교예로서 특히 연극성이 우세하는데 그 특성이 있다고 하겠다.(심우성 작, 소중한 민속예술인과의 만남에서 발췌)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