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교수의 ‘멋있는 사람의 맛있는 이야기/이탈이야 단상 (16)’
이현숙 교수의 ‘멋있는 사람의 맛있는 이야기/이탈이야 단상 (16)’
욕심을 내려놓을 때, 더 좋은 것으로 채워 주시는 하나님
사람이 살다보면 참 힘든 일을 당 할 때가 많다. 경제적 위기나 건강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또는 사별이 그런 위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이 모든 것에 대처하려면 늘 무소유의 의미를 새기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충격에서부터로도 자유로울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아서 누구나 고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천식을 앓은 적 있다. 호흡기 질환은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일 수 있고 거기에 몸을 쉬지 못하면 더욱 가중되어 나타난다. 모든 질병의 많은 부분은 정신적인 것에서 기인한다. 첫애를 낳고 한국에 있을 때였다. 산후조리 후에 살이 많이 쪘었는데 그것을 회복하려고 다이어트를 하고 또 일에 대한 욕심으로 조금 무리를 했던 것 같다. 대학원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오페라 가수로 무대에도 섰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어떻게 그 일을 다 했는지 모르겠다.
천식은 가수로서는 호흡이 짧아지므로 치명적이고 더구나 잘 치유되지 않는 고질병이라고 했다. 기침을 해서 자리에 누울 수도 없고 밥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을 만큼 심한 상태에서 연주까지 앞두고 있었다. 그래서 응급실에 실려 가기를 두 번. 발작적으로 심해 질 때도 주사를 맞으면 거짓말처럼 말짱해지곤 했다. 반복되어지는 호흡곤란에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고쳐주세요”라는 소극적 기도가 아닌 삶을 걸고 기도하는 “하나님 저 살려 주세요 더 살고 싶어요. 옛 선지자에게는 직접 말씀해주시는데 왜 제게는 침묵하십니까? 한마디라도 들려주세요...” 이렇게 눈물 콧물 다 흘리고 매달리자 그동안 혼자 마음속으로 저질렀던 교만과 미움, 거슬리는 태도, 겸손하지 않았던 마음들,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들, 이런 것들이 나를 객관화하여 보게 되고 그 상황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마치 몇 초 안에 영화의 필름처럼 돌아갔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은 “하나님 전 죄인입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 말 한마디였다. 그때 음성을 듣게 되었다. “내가 너를 낫게 하리라” 정말 한마디만 더 듣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씀 이외에는 하지 않으셨다. 그때가 1984년 가을. 점차 천식은 나아지긴 했어도 해를 넘겨 가을이 되어 감기라도 걸리면 그 뒤끝으로 기침을 하고 다시 천식으로 미약하게 또 이어지긴 하였지만 치유해주시는 하나님을 늘 믿었다. 성경 다니엘서 마지막 장에 보면 죽은 영혼을 불앞에서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나온다. 이건 다니엘이 환상 중에 본 것인데 나는 이것을 미리 당겨서 보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고질병은 1991년 이태리를 가서 공기 좋은 곳에 살고 운동을 하면서 서서히 나아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새소리가 시끄러워 잠이 깨고, 다람쥐가 집안에 들어와 내가 나무인 줄 착각하고 다리로 어깨로 올라오는 공기 좋은 곳에 살았으니 병이 나을 수밖에 없는 좋은 환경에 놓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우리가 늘 손에 쥔 것을, 또 저 깊은 곳에서의 욕심을 내려놓을 때 더 좋은 것으로 채워 주심을 항상 믿는다. 내려놓음이란 계속적인 훈련인 것 같다. 그걸 할 수 있는 자만이 현재의 삶을 천국으로 바꿀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맡기기 보다는 늘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 하려는 의지와 아집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잘 안될 때는 쉽게 불평하곤 한다. 남의 탓이나 후회로 돌리기도 하며 스스로 하고 있는 일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만약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밖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더 멋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나 스스로의 눈에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보는 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니겠는가? 여기에 인간의 한계성이 있지만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자랑하고 싶은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하나님을 두려워 경외하며 그분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시고 자비롭고 긍휼하시며 공의를 베푸시는 하나님인 것과 내가 그것을 알게 하는 지혜를 주신 것 그것 하나는 확실하게 자랑할 수 있다. 글/이현숙 교수(신한대학교, 오페라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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