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 김병호 천상병예술제 예술 총감독
인터뷰 후 김병호 예술 총감독(좌측)과 최송림 극작가(우측) 기념사진.
최송림이 만난 사람
“의정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 김병호 천상병예술제 예술 총감독
“제9회 이전까지는 예술의 전당을 중심으로 보편적인 형식과 틀을 갖춰가던 예술제였다면, 제10회 이후부터는 시민과 함께 하는 예술제로 차츰 전환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제11회 천상병예술제의 김병호(51세) 예술 총감독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를 지향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예술제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그는 (사)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천상병예술제의 산 증인이요 상징인물로서 오늘도 행사준비에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한창 바쁜데 잠시 짬을 냈다.
4월 25일부터 의정부 예술의 전당 대극장, 소극장, 전시장, 국제회의장, 야외광장, 소풍길(직동공원), 천상쉼터 ‘소호’ 등지에서 펼쳐지는 예술제는 5월 4일까지란다. 한국문인협회의정부지부(지부장 허은주)가 주관하는 천상백일장을 비롯해서 천상병시상(詩賞) 시상식, 시낭송회, 무용극<귀천>(의정부시립무용단)공연, 기념콘서트(아마도이자람밴드), 문학다방 ‘귀천’(음악살롱), 천상묘제 ‘봄 소풍’(추모21주기), 천상문학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민들을 맞는다.
특히 천상묘제는 천시인을 기리는 문인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 의정부시립공원묘지에 잠든 천시인과 부인 목순옥 여사의 유택을 다녀오는 코스다. 문학산책 역시 시민과 문인들이 식구처럼 천상소풍길을 거닐며 모과나무도 심고 천상쉼터 ‘소호’에서 함께 도시락을 나눠먹는 아주 멋들어진 봄나들이다.
“예술제가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으로서 시민들의 목마른 문예향수에 시원한 청량제가 됐으면 참 뿌듯하겠습니다. 문화예술의 르네상스 대중화로 의정부 어느 가정에 가도 시집 한 두 권 정도는 꽂혀있고, 시화가 걸려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여유롭고 근사하겠습니까?”
예술 총감독으로서의 보람과 바람을 살짝 비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천상 예술 게릴라 전사(戰士)다. 그는 지금도 한국연극협회이사로서 해마다 작고한 연극인 선영참배 순례의 책임을 맡아 박수를 받는 극단 ‘즐거운 사람들’의 대표다. 그는 목여사 생존 당시 제작자로서 천시인 1주기<귀천>과 5주기를 맞아 <천상시인의 노래>를 무대에 올려 관객과 매스컴의 호평을 받았었다. 작년에 타계한 강태기 배우가 천시인 역으로 타이틀 롤을 맡았었는데, 그 인연으로 목여사가 강배우를 ‘여보’라고 불러 폭소를 자아내곤 했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천시인이 살았던 집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자, “네, 의정부 외곽도로 IC가 나면서 철거됐죠. 그때 기념사업회 모종인 이사가 기둥과 창틀 등 집의 골격만 갖고 안면도로 옮겨가 다시 세워 ‘천상병시인고택’이라는 문패를 달았죠. 항간에는 카페 간판을 달고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뜬소문도 나돌았으나 사실이 아닙니다. 2년 전에 모이사님도 돌아가셨습니다. 시민들 중에는 그 고택을 의정부로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도 많으나, 어디까지나 개인재산입니다. 현 소유주가 스스로 내놓기 전에는… 우리가 더 열심히 하면 예술제에 감동해서라도 주인이 기부하지 말라는 미담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활짝 웃는 그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얼굴에 얼핏 천상병시인의 웃는 모습이 겹친다. 이럴 때 저절로 떠오르는 천시인의 묘비명이 꽃보다 더 아름답고 향기롭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글/최송림 (본지 논설위원, 극작가)
“의정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 김병호 천상병예술제 예술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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