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교수의 천천히 가는 것은 멀리 가고 건강하지요
이현숙 교수의 맛있는 사람의 멋있는 이야기 이태리 단상(4)
천천히 가는 것은 멀리 가고 건강하지요
“Piano va lontano e sano”
드디어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에 입학. 여름에 이태리도착을 했으니 한국에서는 1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갔고 이태리 학제는 가을부터 새 학년이 시작되니, 9월 중순에 2학년에 입학을 했다. 국어(이태리어)는 당연히 아기 걸음마 하는 수준이고 수학은 아주 월등해서 한국에서 1학년을 했는데 3학년 수준쯤 되어 있었다. 1+2=3 이런 수업을 유치원에서 쓰는 구슬 알 같은 걸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한국은 이미 계산 수식을 쓰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IT쪽이 발달 된 것은 우연이 아닐 듯하다. 그런데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수업은 가는 모눈종이 같은 노트를 쓰고 있었는데 그 모눈을 반씩 세모로 나누어서 색연필을 사용해서 각기 다른 색으로 한 페이지를 꽉 채워 칠하는 거였다. 보통 색연필이 40가지 이상의 색을 필수로 가지고 다닌다. 그것 또한 놀라웠다.
왜냐하면 한국은 교과서에 거의 삼원색 수준의 색감이었는데 이태리 교과서는 종이 질이나 색감, 디자인 면에서 상당히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미술, 염색, 디자인 분야, 유리공예 등 창의적이고도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뛰어난 감각은 어릴 때부터 이렇게 많은 색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겠구나 생각했다. 이 다양한 색감의 색연필로 한 페이지를 다 칠하려면 어린 학생은 하루 종일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냥 우리나라 수학 시간처럼 계산을 가르치던가 하지 이게 무슨 시간 낭비일까 라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그걸 이해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말 뭔가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볼 때. 집중력과 인내심이다. 그걸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먼저 교육을 시키는 거였다. 이태리 사람들은 정말 느리다. 한국 사람을 거기가 갖다 놓으면 무지무지 빠르고 영리하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 같다. 그런데 거북이는 느리지만 쉼 없이 꾸준하다. 그게 거북이의 저력이다. 조금씩 그러나 쉬지 않고 계속 전진해 가는 것. 아들은 좀 느린 편이었다. 바쁜 나로서는 늘 아들을 채근하기가 일수였는데. 일 년 후 한번은 학교 면담시간에 “우리 아이는 참 느려요” 했더니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엄마의 리듬에 맞추면 안 되지요” 그리곤 인상적인 말. 지금까지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말씀을 하셨다. “Piano va lontano e sano” (천천히 가는 것은 멀리 가고 건강하지요) 이런 이태리속담을 말씀해 주셨는데 사자성어 ‘대기만성’의 말과 같은 의미였다. 엄마보다 더 아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선생님~ 이것이 이태리 그 유명한 교육이었다.
몬테소리 교육은 이탈리아에서 행하여지는 교육이다. 아동들의 심리적인 독립심과 근면한 정신을 키우고 내면적인 자기 통제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다. 몬테소리는 이태리에서 1870년에 태어난 여성으로 의사가 되었고 아동심리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철학까지 공부한 여성이다 그녀는 어린이의 권리를 존중하고 어린이가 스스로 자발적인 활동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교육을 강조하였다. 이런 교육의식을 갖고 있는 이태리 초등교육은 우리가 많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뭐든 배우는 입장으로 깊이 이해하며 천천히 이태리 교육에 익숙해져 갔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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