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교수의 맛있는 사람의 멋있는 이야기(7)
이태리에서 만난 추석, 베네치아로 가족여행
이태리에서 만난 추석, 베네치아로 가족여행
아이들과 나는 학교에 입학하여 재미있는 학교생활이 시작되었고 가을로 접어들어서 추석이 되었다. 명절 때면 시댁에 모여 빈대떡을 부쳐 먹었는데 빈대떡 재료 구하기도 힘들고 일단 4식구는 조촐하게 베네치아를 당일로 다녀오기로 했다.
고국 땅을 생각하면서...한국에 있을 때는 빈대떡과 전을 부치는 일이 힘들었다는 생각을 가끔 했었지만 막상 친지도 없는 외국에 와있으니 그렇게 한상에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먹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귀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성경에도 있지 않은가? 전도서에 보면 이 세상 부귀영화를 다 누렸던 솔로몬이 헛되고, 헛되고 헛되도다~ 말하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함께 앉아 먹고 마시는 일이 가장 귀하다고 써져 있다. 부유하지만 그걸 알고 있었던 솔로몬은 참 지혜로운 왕이었다. 추석은 우리가족이 외국에서 맡는 첫 명절이었다. 밀라노에서 베네치아는 차로 3시간가량 걸린다. 수상의 도시를 말로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간다고 하니 마음이 설레었다.
베네치아는 원래 습지대로 6세기경 훈족 습격을 피해 온 이태리 사람들이 간척을 시작, 도시를 건설하였다. 11세기는 십자군 원정의 기지가 되기도 하였고 지중해의 무역 중심지가 되었다.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유명한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도시이다. 요즘에도 미국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신혼여행지 1순위가 베니스라고 한다.
영어로는 베니스 이태리 본토 말로는 베네치아~ 국가나 도시를 지칭하는 발음도 다 틀려서 사실 처음엔 많은 명칭들을 이태리 발음으로 익혀야 했다. 밀라노도 미국인들은 밀란으로 쓰고 발음한다. 언어를 잘 습득한다는 건 그 나라 사람이 되어 간다는 뜻이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말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유창한 언어는 이미 그 사람들과 이념이 통해야 깊이 있는 대화도 가능해진다. 이방인에게 새로운 곳에 산다는 것이 언어의 수준이라면 아이의 수준에 머물고 있어야하니 참 외국에 산다는 건 보통 인내심이 아니다. 배우는 것,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래도 쉽게 받아들이고 익혀 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생각으로는 언어는 IQ가 아닌 EQ가 높은 사람들이 잘 익힌다는 나의 이론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 빨리 적응하려는 진취성과 열린 마음, 활달함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네치아는 이태리 살면서 꽤 여러 번 가 보았다. 신기하게도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4계절 모두 좋은 곳이라고 말들을 한다. 항상 나름대로의 느낌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상업이 발달된 곳이라서 음식도 참 맛있고 여러 가지 진귀한 물건들도 많이 있다. 특히 베나치아에 아주 흥미로운 축제는 2월 중순에 열리는 까르네발레이다. 다른 말로는 사육제로서 Carnevale 직역은 ‘고기여 그만’이라는 뜻이다. 이는 일상생활의 규율과 질서에서 벗어나는 기간으로 한3일 쯤 행하여 진다. 카톨릭 행사로서 전통적으로 사순절 앞에 행해졌다.
요즘도 베네치아에서는 요란한 가장행렬과 대규모 가면무도회, 풍자적, 파격적 연극, 광적인 행위 등이 이 축제에서 유래 되었고, 아직도 몇가지는 행하여 지고 있다. 가면을 쓰고 분장을 하고 시민이 모두 즐거워한다. 베네치아를 이시기에 가면 많은 이태리 문화를 접해 볼 수 있다.
처음 이태리 생활이어서 베네치아를 가면서도 그런 걸 다 모르고 갔었지만 산 마르코 성당과 비둘기떼를 보며 참 멋있고 그 유명한 이탈리아에 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여기 올리는 사진은 두깔레 궁전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3시간 달리고 3시간 돌아가고, 한나절만 보낸 시간이었지만 머리 속에는 아주 멋진 하루였다는 생각을 했다. 화려한 도시 물 위로 크고 둥그렇게 떠오른 보름달은 대단히 아름다웠다. 비추이는 곳은 다르지만 저 보름달이 한국에도 뜨겠지...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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