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로가 왜 로데오 거리로 변신했나?
행복로가 왜 로데오 거리로 변신했나?
의정부 행복로 입구에서 제일시장 방향에 새로 단장된 도로 이름이 '로데오(rodeo)거리'라고 한다. 의정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필자의 기억으로는 예전에는 ‘중앙로’ 지금은 ‘행복로’인데 웬 뜬금없이 농협의정부 지점입구에 ‘로데오거리’라는 표시 조형물(사진)이 서있다. 참 궁금하다. 그래서 로데오((rodeo)라는 뜻을 찾아보았다.
첫 번째 뜻은 미국 카우보이들이 길들이지 않은 말이나 소를 타고 누가 오래 버티는가를 겨루는 경기로써 로데오라는 용어는 스페인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가축을 모으는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옛날 미국 서부에서 카우보이들이 흩어진 가축을 모으는 일을 하다가 이와 같은 경기를 착안한 것으로 짐작된다. 오늘날 로데오의 주요 경기는 황소 타기, 안장 놓고 타기, 안장 없이 타기, 송아지 옭아매기, 수송아지와 겨루기 등이다. 두 번째 뜻은 미국 무용가 애그니스 데밀(Agnes de Mille)이 안무한 2막 발레 작품이다. 에어런 코플랜드(Aaron Copland)가 음악을 맡아, 1942년 미국 뉴욕에서 몬테카를로러시아발레단이 초연했는데 미국적인 정서가 가득한 작품으로, 애그니스 데밀은 ‘로데오’가 큰 성공을 거두어 무용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발레 작품 최초로 탭댄스가 삽입되었다고 한다. 세 번째는 첫 번째 뜻과 비슷한데 길들지 않은 말이나 소를 타고 굴복시키거나 버티는 경기로써 미국 서부 카우보이들이 솜씨를 겨룬 데서 발단한 서부적인 놀이경기다. 입장료도 받고 흥행을 목적으로 하며, 승패에 상금을 걸어 도박행위를 하는 일이 많다. 로데오가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1887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처음 입장료를 받고 경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데오는 미국 뉴멕시코주 히달고카운티에 있는 자치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의정부의 옛 중앙로와 로데오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한국의 알프스, 한국의 나폴리, 한국의 어디 어디 하면서 외국의 도시 이름이나 명소들을 마구 붙이는데 참 가관으로 여겨진다. 최소한 필자의 생각이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과연 옳은 일인지 정책 당국에게 묻고 싶다.
요즘 ‘국격(國格)’이라는 말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일들이 정말로 국격에 어울리는 일들일까? 이런 것들이 사대주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문화, 스포츠 등등 많은 분야가 세계 일류를 지향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런 사대주의 사고(事故)에 빠진 공무원들이 있다는 사실이 전라도 말로 정말 ‘거시기’하다. 그렇게도 영어로 된 이름을 사용하고 싶으면 도로의 입구에 세워져 있는 이성계의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는 ‘로얄 스트리트(Royal Street)’라고 하던지 웬 뜬금없는 로데오 거리가 되었는지 몇 번을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요즘 음식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이른바 스토리 만들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의정부도 역사에서 담겨진 여러 이야기들을 응용해서 좋은 이야기들이 담긴 거리 이름들을 지워보면 어떨까? 의정부시 정책 책임자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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