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의 '그 날'(초대시)
정전60 화해와 평화를 위한 추도시(時)
그 날
김희정 作
1953년 7월 27일 그 날,
오십이만오천육백 시간의 길고도 긴
서러움이 시작되던 그 날,
60년 전, 짙은 피의 향기 비장한 아쉬움 속에서
정전의 도장 아프게 찍히던 바로 그 날,
운명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진한 슬픔으로 쓰러져간 생명들이여, 꽃들이여,
뜨거운 피, 심장에서 아직도 솟구치고 있을
고귀한 영혼들이여,
청춘을 바쳐 사랑했던 조국이
그 조국이, 아직도 갈라져 있는 조국입니다
비무장지대 DMZ는
아직도 이 민족의 아픔이요, 부끄러움입니다.
그러나 전쟁의 아픈 상흔 아직도 남아있는 이곳에서
역동적인 평화생명의 동산 이곳에서
평화가 피어나고
단절과 대립으로, 막혀있던 통로가
협력과 상생으로 소통될 수 있다면,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 땅 구석 구석에 맺혀있는
모든 원한들과 모든 증오들이
용서와 화해로 치유될 수 있다면
지금은 나 슬픔으로 무너져도
울지 않겠습니다
이 지구상에 단 하나 남아있는 분단의 내 조국이
세계에서 존경받는 열린 민족으로
하나 될 수 있다면
가슴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이 슬픔의 원천이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염원이라면
지금은 나, 기다림으로 서러워도
외롭지 않겠습니다
통일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버릴 수도, 버려질 수도 없는 희망의 길.
지친 날개 서로 보듬어 안고서
타는 가슴 서로 부비며 껴안고서
그대와 내가 손잡고 함께 나아가야 할 길.
잠시 머물다 떠나갈 이 땅에서
그대 가고도 역사는 남아 흐르듯이
나 가고도, 나는 남아 아름다운 조국을 노래하리라.
그 날, 조국이 하나 되는 그 날.
김희정/
월드 원-코리아 한국위원회 대표
정전60주년기념일, DMZ생명평화동산에 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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