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림이 만난 사람 '한국연극협회 신임 윤봉구 이사장'
최송림이 만난 사람
'한국연극협회 최초 지역 출신 연극사적 당선'
한국연극협회 신임 윤봉구 이사장
지난달 25일 한국연극협회 제24대 새 이사장으로 선출된 윤봉구(56세) 당선인은 연극협회 최초 지역출신이라는 점에서 실로 한국연극사적인 일대 사건이다. 지금까지 역대 이사장들은 서울연극인들의 몫이었던 셈이다. 그는 경기도 부천에 둥지를 틀고 극단 ‘믈뫼’를 창단한 후 연출가로서 때로는 극작가로서 현장 연극 활동을 줄기차게 펼쳐 한국연극협회 경기도 지회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기도 지회장 등을 두루 거쳐 마침내 전국적인 제도권 연극수장으로 우뚝 선 것이다.
“연극 가치 실현! 창작 기반조성! 연극인 복지향상!” 3대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선거기간 동안 전국을 누빈 그의 부이사장 러닝메이트도 천영훈 경남지회장과 김귀선 강원지회장을 주축으로 서울의 최일화 연기자가 뒷받침하며 팀워크를 일궜다. 요컨대 지방연극의 서울 점령내지는 접수(?)가 현실화 됐다고나 할까? 언젠가 그에게 경기도 연극의 위상과 현주소를 묻자 한마디로 “우리 경기연극은 한국연극의 중심이다!”라고 거침없이 선언함으로써, 경기도 연극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부천에는 일찍이 윤 이사장을 중심으로 권고섭 현 경기지회장, 김예기 부천지부장, 이일섭, 정재호 교수 등등이 활동해왔는데, 그들 ‘부천 연극예술 마피아’가 한번쯤은 큰일을 해내리라 예감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현재 서울 대학로에서 맹활약 중인 임성주, 손남목, 이기석 트리오도 부천 출신이다. 이제 윤 이사장은 서울과 지방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지역을 뛰어넘어 전국 연극인이 하나로 뭉쳐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펼치고,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연극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덧붙여 연극인들 상호 존중과 화합, 그리고 대중성과 순수 창작예술이 공존하는 연극계의 발전을 희망한다며, “균형발전을 통해 양질의 공연과 상호 커뮤니티로 연극계 전체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특유의 온화한 외유내강 형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며 자신감에서 배여 나오는 목소리에 믿음이 간다. 하지만 당장 세부공약사항인 (가칭)지역예술진흥법, 학교예술진흥법 제정에서부터 열린 연극 네트워크 구축사업까지 문화예술정책 관계당국과의 예산확보를 위한 지혜부터 모아야할 판이다. 그의 오랜 공무원 행정경험이 어떤 행태로든 도움이 될 듯싶다. 윤 이사장은 불가의 이판사판 중 사판 입장에서 연극계의 행정적 CEO를 자처한다. 무엇보다도 앞서 선거 때 내걸었던 3대 공약을 항상 염두에 두고 ‘향후 문화예술진흥 관련 법령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가난한 연극인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끝까지 살짝 펼치며 ‘연극계의 아픈 현실을 개선하고 연극 종사자들의 행복한 세상을 위해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더욱 활짝 펼쳤다.
글/ 최송림(본지 논설위원,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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