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방영숭의 ‘우리음식 나들이’
디자이너 방영숭의 ‘우리음식 나들이’
‘매크로바이오틱 요리(macrobiotic)’
서울음식의 특징은 짜지 않은 담백함이다. 즉 우리나라 음식이 짜다는 속설은 서울 음식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음식은 간이 짜지 않고 자연재료의 맛을 살린 담백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바로 요즘 유행하는 건강요리 매크로바이오틱 요리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매크로바이오틱 요리는 요즘 지구를 살리는 또 하나의 사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양의 자연사상과 음양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식생활법이며 신토불이(身土不二) 즉 자신이 사는 곳에서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일물전체(一物全体), 어떤 음식이든 껍질이나 뿌리·씨까지 조금도 버리지 않고 모두 먹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바로 식품을 통째로 먹어야 식품 고유의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로 ‘커다란’ 또는 ‘오랜’이라는 뜻의 ‘매크로(macro)’와 ‘생명의’라는 뜻의 ‘바이오틱(biotic)’과 '방법·기술'을 뜻하는 틱(tic)이 합쳐진 말이다. 동양에서는 장수식(長壽食) 또는 자연식 식이요법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신비한 동양적 식사법’을 지칭하는 말로 인식되고 있다.
이 단어는 지난 1927년 일본에서 식양회(食養會)라는 단체에서 만들었고 그 이후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러시아까지 학대, 지금은 국제적 음식문화운동이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특히 1960~1970년대에 히피와 뉴에이지 신봉자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매크로바이오틱의 요리는 재료선택은 물론 조리법·활용법까지도 자연친화적일 때 음식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완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매크로바이오틱 식사법은 육식을 자제하고 유기농 곡류와 채식을 중심으로 먹는 것이다.
어느 세프는 어느 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필요한 것보다 많은 음식을 과다하게 먹어서 생기는 병들이 현대병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인 현대병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생긴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채소와 유기농 현미로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것이 내 몸과 함께 지구도 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요즘 한식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동양의 음식하면 그동안 중국과 일본이었지만 이젠 우리음식이 외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있다. 중국음식은 기름에 뛰기는 조리법을 사용, 비만 등 건강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피하고 있으며 일본음식은 음식의 재료일 뿐 음식이 아니라고 한다. 회를 먹는 것이 대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 음식은 가장 대표적인 사상은 슬로우 푸드라고 한다. 슬로우 푸드(slow food)는 패스트 푸드(fast food)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지난 1986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음식문화이다. 미국의 햄버거 회사인 맥도날드의 등장으로 이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만든 것으로 이 운동은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적인 음식을 지키며, 품질 좋은 재료의 제공을 통해 어린아이와 소비자들을 보호하는데 있다.
아무튼 일본에서 시작된 매크로바이오틱 요리와 이탈리아에서 생겨난 슬로우 푸드 운동은 분명 우리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우리 음식의 사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언제나 먹는 된장이 그렇다. 메주로 장을 담가서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 만든 장이 바로 된장이다. 된장은 간장, 고추장과 함께 예로부터 전해진 우리나라의 조미식품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기본이 되는 식품이다. 특히 된장은 우리 조상들의 단백질 공급식품이었는데 된장은 암예방, 동맥경화예방(된장에는 납두균, 레시틴 등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뇌를 건강하게 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 효과적이라고 해요.)하는 기능이 발견되어 현재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 중 하나이다. 지금 전 세계는 음식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음식은 건강은 물론이고 생명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음식인 한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활기찬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는 느낌이 든다. 끝으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새삼 고개 숙여진다.
글/ 방영숭(디자이너, 통일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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