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라는 고통의 치유법은 오직 시(詩) 뿐입니다"
문학의 향기를 발하는 시인 허은주
시(詩)는 말씀 언(言)변에 절 사(寺)자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시는 절에서 하는 말일까? 분명 아니다. 시를 고상한 언어의 집단이나 혹은 말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시인 허은주(사진)에게 시는 과연 무엇일까? “제 삶의 의미입니다. 혹은 업(業)으로 생각되기도 하지요” 업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이라고 한다.
왜 그녀에게 시는 이토록 절박한 것일까? 그녀가 지금껏 살아온 삶은 치열한 고통을 이기고 아름답게 변한 단풍이었나? 아니면 그냥 낙엽처럼 그저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었나? 이런 상념들이 허 시인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허 시인은 ‘숲’이라는 제목의 자작시에서 ‘<중략>푸른 숲속에서/ 나는, 시나브로 초록빛으로/ 물들어 갔다/ 바람은 소리도 없이/ 또, 다른 계절을 묻혀와/ 황혼의 바다로 출렁이겠지만/ 파란 그리움 가득안고/ 저 멀리 날아가는 숲속의 꿈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생각으로 가을밤이 더더욱 혼란스러워진다’라고 숲을 비유해 자신의 인생을 그렸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삶의 의미였고 업이었나 보다.
허 시인은 의정부문인협회 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23일이면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의정부문학’발간 기념회를 가지고 내년 행사를 준비 구상하는데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다. 지난 1994년 의정부문인협회에서 주관한 백일장에서 시 부분 장원을 차지 문단에 데뷔했고, 이어 1995년 문학지 ‘월간 한맥’으로 등단 지금까지 순수문학만 고집하고 있는 중견작가이다. 2001년 시집 ‘사랑이 있는 풍경’을 내 놓았고 지금은 내년 봄에 발행 할 시집 준비로 더더욱 바쁘다.
현재 허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한국불교문인협회 의정부지부장, 한국사회불교실천회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내내 자리를 지켜준 의정부 영화인 협회 이경웅씨가 허 시인을 향해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문학은 예술이기 이전에 기술입니다. 마지막 문장이 씌어 질 때까지 첫 문장은 씌어 질 수 없다는 믿음만 가지기 바랍니다. 마지막 문장을 쓰는 오직 그 순간에 이르러서만 당신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문학이라는 고통의 치유법은 오직 문학뿐입니다" 그렇다. 허 시인에게 있어 시라는 고통의 치유법은 오직 시 뿐이다. 어느 누구도 시는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강요할 수가 없는 문제다. 교과서도 그렇고 사전에도 그 답이 없다. 시는 철저히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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