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평화-갈등해결과 한국사회
갈등해결(conflict resolution)은 연구와 실천이 결합된 하나의 응용학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 <한국사회의 갈등해결>이 아니라 <갈등해결과 한국사회>인 이유는 갈등해결 분야의 연구 및 실천과 관련지어 한국사회가 당면한 갈등의 해결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해결은 여전히 한국에서 생소한 분야다. 갈등해결이란 학문적 연구와 사회적 실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은 적어도 한국에서 특별한 또는 특이한 소수 집단에 속하는 사람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갈등과 해결이라는 두 개의 단어를 결합한 의미는 어렵지 않게 이해하지만 '갈등해결'이 하나의 전문 용어로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 대한 책을 쓰고 출판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모험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특권이다. 특별히 한국사회에서는 전공자를 많이 찾아볼 수 없는 평화학(peace studies)이라는 학제간(inter-disciplinary)학문 영역 내에서 갈등해결을 전공한 내게는 이 책이 두가지 모두에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
내가 평화학을 하면서 갈등해결을 전공했다는 것은 당연한 학문적 계보를 따른 것이지만 그런 계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두 분야의 연결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 방법이나 사회적 기제 중 하나로 갈등해결을 해석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의 구상과 진행에만 주로 관심을 가지는 연구자들과 실천가들도 많다.
그러나 응용학문으로서 갈등해결은 분명 평화학 또는 평화갈등연구(peace and conflict studies)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분야의 연구자들이 갈등 자체와 갈등의 해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평화가 깨진 구체적인 상태가 갈등이며 갈등의 해결이 없이는 지속가능한 평화가 성취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화학은 개인과 집단 사이의 갈등에서부터 국가 내 정체성 집단 사이의 폭력을 동반한 갈등, 그리고 국가 사이의 무력 충돌까지 인간 사회의 평화를 깨는 모든 갈등에 관심을 가진다. 한국사회를 넘어 인류 공동체가 당면하고 잇는 무수한 파괴적인 갈등과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생각하면 왜 갈등해결이 평화학의 영역 안에서 연구되고 실천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인류 공동체가 직면한 많은 갈등 중 특별히 한국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겪는 갈등을 다루고 갈등의 실질적인 해결을 모색한다.
저자/ 정주진, 시민활동가, 미국 이스턴 메너나이트대학 석사, 영국 브래드포드 대학에서 <공공갈등 해결에 대한 구조전환적 접근>이라는 논문으로 평화학 박사 학위를 받아 국내 첫 평화학 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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