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 편집국장의 기자수첩 '지소미아(GSOMIA)'
현성주 편집국장의 기자수첩 '지소미아(GSOMIA)'
요즘 한일관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이른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라 불리는 지소미아 파기결정이다. 지소미아란 한, 일 양국군이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은 국가 간 협약으로, 국가 간 비밀 군사 정보를 제공할 때 제3국으로 유출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영어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의 줄임말로 GSOMIA(지소미아)라 표현하고 있다. 한국은 '군사 Ⅱ급 비밀', 군사 Ⅲ급 비밀'로 비밀등급을 표시해 일본에 주고, 일본은 '극비·방위비밀, 비(秘)'로 분류된 정보를 한국에 제공한다. 한일 간 지소미아 체결 논의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에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우리보다 국력이나 군사력이 월등 높았던 일본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들어 협정 논의가 재추진됐다. 지소미아 재추진이 결정된 것은 지난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속에 한·미·일 안보 공조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성사되었다.
이 협정은 1945년 광복 이후 처음으로 맺은 한일 군사협정으로 두 나라는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게 됐다. 2016년 11월 23일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을 대표해 서명했으며, 상대국에 대한 서면 통보를 거쳐 이날 발효되었지만 지소미아는 2년 9개월 여 간의 짧은 시간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올 11월 까지 유효기간은 있지만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3일 오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공문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워 우리나라를 백색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며 또 이런 일본의 이른바 무역전쟁을 먼저 시작 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민감한 군사정보가 오가는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일부 야당의원과 정치 전문가들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당사자인 일본 역시 반대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 의견을 표현했다. 지소미아종료에 대한 안팎의 비판에 우리는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가 없다. 특히 미국은 우리의 분명한 동맹이지만 한국과 미국은 엄연히 국익이 다른 만큼 불협화음도 있을 수 있다.
또한 미국은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강행했을 때는 모른척하다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이런 협정을 미국은 한국과 일본과 함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짜려는 입장에서 지소미아는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편리한 협정이겠지만, 우리의 입장으로서는 미국의 이런 전략에 맘 편히 편입할 이유도 없고 또 그럴 처지도 못 된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위반하는 등 국가와 국가 사이 신뢰관계를 손상하는 대응을 우리가 계속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일본은 우리나라를 비난할 자격이 조금도 없는 국가이다.
그들은 일제강점기 시절에 저지른 위안부문제, 강제징용 등 엄청난 죄악을 저질렀지만 한 번도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역사왜곡으로 몰고 가면서 우리를 두 번 세 번 절망케 만들고 있다.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잘했다 혹은 잘못했다 비판하기 전에 하루 빨리 우리의 힘을 키워 주위의 나라들로부터 이런 수모를 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현성주 기자
글씨/ ‘미국은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강행했을 때는 모른척 했다, 미국은 우리의 분명한 동맹이지만 한국과 미국은 엄연히 국익이 다른 만큼 불협화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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