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노인들만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기자수첩>
노인들만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1인 가구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다. 이런 1인 가구는 그동안 독거노인들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이를 떠나 비교적 젊은 나이, 그리고 남녀 구별 없이 1인가구가 많아졌다. 지난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인구의 23.9%에 이른다고 한다. 4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수치다. 30% 전후인 노르웨이, 일본, 영국에 이어 미국(26.7%)에 가까운 세계 최상위권의 수치다. 참고로 중국은 6.8%다. 그리고 통계청은 ‘2010~2035년 장래가구추계보고서’라는 보고서에서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4.3%까지 높아질 것으로 밝혔다.
지난 2010년 일본 NHK방송의 보도프로그램에서 ‘무연(無緣)사회’라는 제목으로 1인가구가 늘어나는 일본 사회의 문제를 연재물로 내보낸 적이 있는데 당시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면 일본 사회에서 1인 가구가 2030년에 40%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으며, 50살 남성의 3분의 1, 여성의 4분의 1이 미혼인 사회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시리즈는 또 주변 가족·친척이 없어서 장례절차를 생략하고 병원 영안실에서 화장장으로 바로 가는 직장(直葬)을 치른 경우가 2009년에 약 900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살다가 숨진 경우 망자의 유품을 정리해주는 청소부 직업도 생겼고, 혼자 죽음을 맞았을 때 유품을 정리해주고, 자신의 사망소식을 친족들에게 알려주는 계약서비스도 생겼다고 하는데 참 서글픈 보도였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재 정리해보면 10년 뒤쯤 우리 사회의 모습이 되는 것 같아서 더더욱 서글프게 느껴진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경우를 한 번 더 살펴보자 지난 2010년 대구시 자료에 의하면 1인가구의 수가 2000년 10만7천900여 가구에서 2005년 14만8천300여 가구, 2010년 19만2천400여 가구(총 가구 86만8천300여 가구)로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즉 대구에 사는 4가구 중 1가구가 독신으로 사는 셈이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것은 변화의 속도가 불과 10년 사이에 1인 가구 구성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는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단위에서도 2012년을 기점으로 1인 가구의 수가 2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많아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북경기 지역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흥대학 사회복지과 송노원 교수는 “1인 가구 즉, 혼자 사는 걸 스스로 선택했든,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든 간에 이젠 보편화 되었습니다. 1인 가구는 이제 우리 사회의 일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서구 선진국에서 시작해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상륙한 것이지요. 바로 가족도 개인화하고 조직도 개인화하는 사회로 들어섰기에 생겨난 사회적 현상입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 사회는 가족들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자기실현은 뒤로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기 혁신, 그리고 성공지향적인 삶을 위해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생긴 것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변화, 만혼·미혼·이혼 증가 등의 원인으로 가족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정책이 시급할 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좁은 의미로는 한 집안에 살고 있는 구성원이지만 가족은 살아가면서 최초의 공동체로서 우리가 지켜야하는 덕을 배우는 곳으로써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들과 우애를 지키며 살아가는 곳이 가정인 것이다. 그리고 힘들 때는 힘이 되어주고 아플 때는 같이 아파해주고 같이 웃어주고 웃겨주며 늘 옆에서 든든히 후원해 주는 곳이 가족이기도 하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들의 증가를 보면서 이젠 우리 사회에서도 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협조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글/ 현성주 기자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