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존엄성
우리 인간은 하루살이, 사자, 호랑이, 하찮은 개미 등으로 태어날 수도 있었다. 불교에서 맹구부목(盲龜浮木)이란 말이 있다. 100년마다 태평양 바다에서 한 번씩 올라오는 애꾸눈을 가진 거북이가 둥둥 떠다니는 구멍 뚫린 나무 사이로 나오는 것처럼 인간으로 태어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고 한다.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천지의 큰 조화요, 위대한 신비다. 3억 마리의 정자(精子) 중 용감한 정자 몇 마리만 살아남아 난자(卵子)의 주위를 빙빙 돌다, 그 가운데 운 좋은 정자 한 마리가 난자의 집 속으로 들어가면 이것이 인간으로 잉태되는 엄숙한 순간이다. 우리 인간은 은총적 생명관(恩寵的 生命觀)을 가져야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기독교에서는 말한다.
조선시대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의 첫 장에 ‘스승이 십년을 잘 가르쳐도 어머니가 뱃속에서의 열 달 가르침만 못하고, 어머니가 태아(태미)교육을 잘해도 아버지가 하룻밤 부부교합 할 때 정심(正心)함 만 못하느니라’고 했다. 임신해서부터 영․유아기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 인간의 두뇌가 90%가 형성된다. 임신해서 90일까지는 태아의 모든 기관이 분화되고 발달이 최적으로 일어나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에 태아는 부모를 통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면 사산(死産)이나 기형아(畸形兒)로 태어나기 쉽다.
임산부는 커피나 담배를 금하고 술을 마셔도 안 된다. 엄마가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해야 태아도 건강하고 행복하다. 엄마가 책을 많이 읽거나 잔잔한 음악을 들을 때 태아의 신경세포를 연결시켜 주는 신경회로인 시냅스의 성장을 도와 태아의 뇌 발달을 돕는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들의 감각이 고루 발달한다. 생후 1년 미만일 때는 울음과 웃음, 그리고 온몸으로 버둥거리며, 눈앞에서 움직이는 장난감을 잡아 보려고 허공에 손짓, 발짓을 해대는 모습이지만, 그 움직임 속에 담긴 아이의 눈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부모는 늘 크게 감동받는다. 영아(嬰兒)가 보여주는 호기심, 탐색, 새로운 행동, 자기 부모를 알아보고 반기는 모습에서 인간은 교육을 통해 놀라운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삶의 출발 단계인 영아기(嬰兒期)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 것인가를 구축하는 인프라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과 수면, 청결하고 위생적인 환경,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 오감에 의한 경험학습으로 사회규범과 사회지식을 익히는데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누에고치처럼 자신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여러 장난감, 컴퓨터, PC게임에 중독되어 살고 있다. 우리의 내면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개성과 소질이 있고 특기가 있으며 본능적인 쾌락원칙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무엇일까? 우리가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말하며, 의견이 다를 때 제3의 대안을 찾아본다. 성장하면서 어떠한 난관에 부딪혀도 당당하고 어떤 이야기도 다 들어줄 수 있는 넓은 가슴, 믿음이 가는 무거운 입, 사람 냄새나는 그런 사람으로 키워야 인간다운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
요즘 북한 젊은이 13명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탈출하려다 라오스에서 다시 북한으로 붙들려 갔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짓밟는 북한 지도자의 작태를 보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가…. 자기의 목숨은 천하보다 귀중하고 남의 목숨은 하찮은 파리 보다 못하단 말인가. 인간은 어느 누구나 한번 태어나서 살다가 반드시 죽게 된다. 그 때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행복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어느 누구나 남의 행복을 막을 순 없다. 인간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맛보며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멋지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글/ 박태원(본지논설위원, 양주사랑포럼회장, 서정대학겸임교수, 초성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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