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청`일전쟁의교훈
생각해 봅시다
청·일 전쟁의 교훈으로 ‘독도와 이어도 문제를 지켜보며’
우리 역사 속에 수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근대사에 우리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 중에 하나가 청(淸)·일(日)전쟁이다. 청·일 전쟁은 청국 땅이나 일본 땅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니라 우리나라 땅에서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청·일 전쟁이라 명명되었다. 이유는 청·일 전쟁은 1894~95년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벌였던 전쟁이기에 그렇다. 이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명승고적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됐고, 일본 군인들이 한국 부녀자들을 마구 강간을 하고, 청국 군이 한국 사람을 노예같이 부려먹고, 말을 안 듣는다고 때리고 재산을 빼앗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조선의 임금이나 군(軍)수뇌부는 말 한마디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던 비극적인 역사다. 국민은 나라가 힘이 있으면 살고, 힘이 없으면 죽는다는 엄연한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청·일 전쟁은 동학농민혁명 발발로 조선에 군대를 파견했던 청나라(중국)와 자국민들의 보호라는 조약을 빌미로 일본 군대를 진주시킨 일본 간에 조선에서의 주도권 싸움으로 한바탕 붙은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이긴 일본은 우리나라 간도 땅을 자기들 마음대로 청나라에 팔아먹고, 이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하자 조선을 합방하고 36년간 자기들의 속국(屬國)으로 삼았다.
요즘 청·일 전쟁 때처럼 독도와 이어도 문제로 한·일·중 3개국 수뇌부들의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국가 이익 앞에서는 3개국 모두가 한 치에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집단적 이기주의자나 내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치인들은 과장된 복지정책으로 국민들을 유혹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는 건국 5000년 동안 976번이나 외세로부터 침략을 받았는데, 국가가 힘이 없고, 지도자가 부패하고, 국민이 단결하지 않을 때, 반드시 외세의 침략을 받게 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청·일 전쟁 당시 일본군 전사자는 8400명, 청군(靑軍)전사자는 3만5000명이었는데 당시 조선군 병력은 모두 합해 4000명에 지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국력과 군사력이 약했던가! 왕비가 궁 안에서 외국군에게 시해 당하자 임금은 자기목숨만 구하기 위해 외국공사관을 기웃 거렸던 게 당시 조선의 현실이었다.
러·일 전쟁에서 일본의 승리가 굳어갈 무렵 미국의 대통령 루스벨트는 “조선은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적(敵)을 한 대라도 때릴 능력이 없는 나라다. 자기 나라를 위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를 아무런 이익 없이 도울 나라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을 것이다.”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경제력이나 국가적 위상이 120년 전 조선과 비교할 수 없이 커졌고, 선진국대열에 당당히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독도나 이어도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하다.
지금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청·일 전쟁 때처럼 중국과 일본이 심상치 않는 경쟁과 갈등 그리고 군사적 위협을 증폭 시키고 있다. 더욱이 북한과는 군사적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로 고수 중국과 일본은 바둑 판세를 보듯 동북아 정세를 판단하며, 버릴 것과 얻을 것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냉엄한 시기에 우리는 독도와 이어도가 역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우리의 고유의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중·일의 간교한 수를 읽으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50여일 후에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한다. 부디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와 오늘의 현실을 돌파하는 강인한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글/박태원(초성초등학교장, 서정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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