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생활이 부자의 지름길
지금부터 40년전만 해도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이었다.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다보면 반찬이 20가지 이상 나오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식사 후 반찬이 2/3는 남는 것을 종종 본다. 정부에서 일식 3찬이나 4찬으로 제한해야지 아까운 음식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잘 먹고 음식물을 남기는 나라가 없다. 이웃 일본도 닥깡(단무지)를 더 달라고 하면 돈을 더 내야하고 그 흔한 김치를 더 달라고 해도 돈을 더 지불해야한다. 일본사람들은 생선이나 고기는 비싸서 배불리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음식을 남기면 환경오염에도 주범이 된다. 우리가 어렸을 때 독일 사람들은 7명이상 모였을 때 성냥개비 한개를 사용하여 담배를 태운다고 했다. 근검절약하면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를 생각하지만‘절약??하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따를 민족이 없다. 스칸디나비아 나라 사람도 근검절약 정신이 생활화 되어있다. 독일 유아원에서 첫날 배우는 것은 먹을 만큼만 자기 식기에 음식을 담고, 자기가 담은 음식은 반드시 먹도록 하는 것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 독일 유학생들은 하숙집이나 대학기숙사 현관이 어두컴컴해서 손으로 더듬거리며 열쇠구멍을 찾았다고 한다. 가정집이나 공공건물의 현관이나 복도, 계단 등이 아무도 없는 저녁시간에 훤하게 불이 들어와 있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독일이 선진국이지만 자기가 사용하는 방이나 사무실을 잠시라도 비울 때면 반드시 전등을 끄고 나가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우리의 사정은 너무나 다르다. 우리주변에선 밝은 낮 시간에도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전등을 쉽사리 볼 수 있다.
몇 시간씩 아무도 없는 빈방에 전등이 훤하게 켜져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크고 작은 공공기관이 마치 무슨 권위의 상징인양 모든 전등을 켜놓은 걸 보면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이를 사회적 낭비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관심 속에서 국가재정이 어려워지고, 이것이 개인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몇 해 전 어느 시민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가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1년에 약 10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가 매일 쓰는 전력 중에서 낭비되는 금액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며, 수돗물낭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그저 버리는??국가적 낭비 총액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다. 이를 짧게는 지난 10년간 또는 좀 길게는 과거 50년간의 총액으로 계산해 보면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될 것이다.
우리가 낭비해 온 재정적 손실을 막고 그것을 자원화 할 수 있다면 국가재정에 또는 개인자산 형성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절약이 생활화되어야 하는데, 그걸 실천하기 위해 우리에겐 치워 버려야 할 커다란 걸림돌이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머릿속에 절약에 대한 오만스러운 편견이다. 절약이라는 용어쓰기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회풍조가 문제의 핵심이다. 젊은 사람들이 아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근래 이런저런 이유로 국제유가가 매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보다 훨씬 부유한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형태의 절약조치가 광범위하게 취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절약이라는 단어를 폄하하고 낭비를 하는데‘의연하기 이를 데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개인적 차원의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만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초등학생부터 매주 저축하는날을 부활시켜 저축하는 습관을 어렸을 때부터 하도록 지도해야 하겠다.
박태원-생각해봅시다
박태원(논설위원, 호원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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