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면 될 줄 알았던 어리석음
사람들은 뭐든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이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거기에는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다. 문제는 어떤 의도에서이냐이다. 설사 성사되었더라도 아니 간만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사가 되었다하더라도 그간에 성사를 시키는 동안의 무모한 전략으로 인한 아픔이 씨가 되어 병이 되거나 성사된 다음 그것을 이끌고 지키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MB정권의 2년 반의 강공이 이번 선거에서 무참히 패배되어 그의 성사 노력이 무모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곧바로 눈앞에 벌어질 여(與)의 참패를 예견하지 못하였다는데 대단히 큰 문제가 있다.
청와대에 진을 치고 의기양양한 그 많은 우수한 참모들,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충성 내각전원, 과반수가 넘는 국회의원의 날고뛰는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게다가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온 천안함 침몰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고뇌, 매일같이 TV에 등단하는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의 일사불란한 배경설명, 우익 단체들의 쏟아지는 듯 한 적개심에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에게 비참한 비극적 사실을 퍼붓다시피 쏟아내는 광고전략은 민심이 MB정권 쪽으로 유도되고 사실상 그렇게 가면서 공포 정치 비슷하게 몰아갔던 막강한 정국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했던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민심은 그렇게 강렬하게 몰아붙였던 MB의 정권을 오히려 견제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사상 유례 없는 57% 투표율을 보이면서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민심(民心)은 인심(人心)이고 인심(人心)은 천심(天心)이었던가 민심의 진정성은 밀어붙이면 될 줄 알았던 어리석음을 경고 하였다. 그렇게 달려 나가던 MB 그리고 그에 목을 메여 끌려가던 국민은 이년밖에 안 남은 그에게 무리한 수를 두게 할 순 없었다.
천안함 북풍(北風)이 역풍(逆風)이 되고 기세등등한 보수층의 방심과 오만에 미약해보였던 젊은 층이 결집하여 야(野)에 손을 들어주었고 이어서 지방 선거는 여당 패배의 전통을 이어갔고, 여전히 친노(親盧)세력은 죽지 않고 살아나서 부활하고 있고 진보세력의 교육감들은 위력을 과시하였던 6.2 선거였다.
MB는 다급해졌다. 믿었던 발에 도끼가 찍힌 꼴이 되었다. 천안함 사태의 안보리 상정은 러시아와 중국에 의해 표류될 전망이고 다급해진 북한이 악착같이 아니라고 따져봐야겠다고 서울 불바다 소리를 내며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세종시는 국회로, 4대강은 전처럼 밀어붙일 생각이 없는 듯하다. 지나간 날의 남북 화해 결의를 다짐했던 6.15 선언은 꿈만 같고, 정국은 불안하게 남북 대결로 몰아가고, 시중의 경기는 밑바닥을 치고 있다. 김정일의 밀어붙이는 성격과 이명박의 밀어붙이는 성격에 의해 칠천만 동포는 밀어 붙이기 어리석음에 희생양이 되어야만 할 것인가?
그러니 풀죽은 국민들은 남, 북의 반(反)평화적 긴장고저는 관심을 끊고, 지던 이기던 박지성의 영웅 같은 축구에 광풍 같은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 무세중(본지논설위원, 통일예술가)
20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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