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뽑힌 민선 5기 선량님께 고(告)합니다
민선 5기에 어렵사리 당선된 선량님들께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동시에 한마디 올리게 됨에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어느 사회나 조직이든 공동의 목표가 있으면 합일된 의견을 토대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단단한 결속과 통합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공동체적 통합이 강한 조직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강하고 비리가 없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한 역할 분담과 그 수행이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되면 공통의 목적을 위해 합심하게 됩니다. 2010년 6월 2일 민선 5기에 새로 뽑힌 각 도지사와 시의 시장님, 시, 군의원님들은 현재 우리 사회가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행정이 일방적으로 가고 있고 그 기능이 마비되어 이러다간 사회 해체의 위기까지 이르고 있음을 절감하게 되실 겁니다.
그 원인은 지방 자치가 안무인격인 중앙 집권적 통치에 의해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는 점이며 제왕적 대통령의 엄청난 원격 집중으로 인한 눈치 보기 행정으로 되도록 많이 받아먹기만을 위해 혈안이 되니 비리가 자연 넘쳐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 자치의 주인이 되는 지역 주민들의 민정은 눈에 보이지 않고 우후죽순 주먹구구식, 일방통행, 비통합의 하달 식 관(官)주도 행정, 실적 위주 전시행정, 탁상 행정으로 무사 안일하게 일관하고 있을 뿐이기도 합니다.
풀어야할 문제가 많아 엄두도 못 낼 이유 중에 하나는 무엇 하나 하더라도 관민들의 건강하고 통합된 의견 일치를 위하여 과감하게 대화의 장을 열거나 토론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내지 않고 편의주의로 땜질 방식으로 메꾸어 나가기 때문에 통합과 배려의 행정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입니다. 사회는 다양한 시대 요구에 의해 변화되어야 하고 변혁되어야 통합의 길로 나가게 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건너뛰고 월반하여 GNP 2만 달러에 이르도록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그래서 소귀의 목적을 달성 했을 런지 모르지만 세월이 지난 다음에 그간의 쌓은 업적들은 실적만 쌓인 채 허실이 많았음을 현 사회적 현상 속에 여실히 들어나고 있음을 봅니다.
그 대표적 예가 빈익빈 부익부로서 가진 자들은 상상도 못하는 부의 재력을 과시하며 부자 천국에서 호위호식하고, 가지지 못한 자들은 그 어느 시대의 가난보다도 더욱 어렵게 연명하고 있어 그 반감이 도를 넘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첫 번째 단추를
건전한 중간 지대가 사라지고 그 지대를 복원하기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간지대가 사라짐으로 하여 사회 전체는 점차 해체되어 마침내 인격 해체로, 생활 해체로, 가족 해체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해체 현상과 함께 사회 전체에는 폐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잘 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잠시 딴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환상에 젖을 때가 많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쌀이 버릴 정도로 늘어나서 곡간마다 가득차 있어도 먹지 않고 라면만 먹는 부자속의 가난함이, 화려함속의 빈곤이, 사회 해체와 더불어 곳곳에 고독한 폐인들이 단절된 아파트 구석에서 멀거니 마구 떠들어대는 TV만 무심히 바라보며 사는 건지 죽어있는 건지 모르게 그래서 자살 충동에 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2010년 새로 뽑힌 선량들이 새롭게 업무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이제 4년의 임기를 채우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도 보시게 되고 대선도 치르시는 고난의 여정을 이제 막 떠나시고 계십니다. 차제에 사회 해체로 이어지는 사회 병리 현상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인격 해체의 위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나라 발전의 초석이 되고 또 되어야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부해봤자 일자리도 없으니 그렇다고 놀고먹을 수는 없으니 고 학력인데도 불구하고 방황하고 좌절하면서 그간 쌓아왔던 꿈들은 부서지고 공들였던 인격이 무너져 내려서 부모를 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위로부터 스스로 소외되고 결혼도 못하고 그야말로 죽을 지경에 이릅니다.
인격 해체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필요한 인격이 아니라 불필요한 인격으로 인격이 해체되는 경우입니다.
둘째로 생활 해체의 위기입니다. 거리의 화려하게 치솟는 건물들, 최고급 명품들, 외제 승용차의 물결, 매일 보는 TV에서는 최고급 웰빙 먹거리에 최상의 요리 음식들 환상의 여행지 첨단의 상품들을 방영하지만 엄청나게 유혹하는 최신식 문명들 속에서 자기 생활을 비유 할 수 없을 때 공들였던 생활을 해체하려 합니다. 돈 버는 수준은 라면이나 채울 정도이고 가고 싶은 곳 갖고 싶은 것들과는 멀어집니다. 마구 쓰고 마구 먹고 저축할 필요가 없고 실컷 마시고 실컷 놀면서 언제라도 한탕해서 일확천금을 누리겠다는 허망한 꿈에 매달립니다.
셋째는 가족의 해체입니다. 인격과 생활 해체의 좌절들이 무서운 폭탄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자연히 가족의 해체가 기름에 불이 붙듯 도화선이 됩니다. 사랑해서 결혼해서 아기 낳고 살다가도 어느 한 순간 해체의 위기를 극복 하지 못하고 부부가 별거하거나 이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혼한 부부의 50%가 10년이 안 돼 가족을 영위하지 못하면 그 악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꼴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부모님의 심정은 어떠할 것이며 낳아놓은 어린 아이들은 거리로 내팽개쳐서 보호 받지 못한 채 가슴에 멍이 든 채 화려하게 보이는 바깥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여 인격이 파괴되고 병적 심리가 싹트게 됩니다. 게다가 노부부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또한 거들어 줄 수도 없는 해체의 가정 속에서 노인들은 비탄만 할 뿐입니다. 갈 곳이 없고 반길 데가 없으니 노인들의 자살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노력의 대가보다는 하루하루 때우는 식의 허망한 사람들이 평일에도 등산복을 입고 산속으로 몸을 감추거나 도박이나 투기에 빠지거나 혹자들은 PC방에서 허송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사회 해체는 불 보듯 뻔 한 사태로 번져가서 사회가 결집이 안 되고 풀어져 버릴 것입니다.
새로 뽑힌 선량님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실까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방 자치의 구심점이 되어 행정력을 발휘하려면 그 근원인 것에 철학적 조명이 반드시 필요 할 것 같아서 경기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사회 해체의 위기에 대한 느낌을 피력했을 뿐입니다. 새로 뽑히신 민선 5기 선량님들은 무너져가는 사회 통합을 막기 위하여 훌륭하신 통합의 행정력을 도모해 주시기 간절히 바랍니다.
글/무세중(본지 논설이원, 통일예술가)
20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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