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1년 흰 소띠 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하면서
2020년 12월 교수신문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 조사를 통해 2020년의 사자성어를 조사했는데 교수들이 뽑은 결과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가 1위를 차지했다.
아시타비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로, 올 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이중 잣대가 이번 설문 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그리고 2위는 ‘후안무치’(厚顔無恥)였는데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통한다.
이 설문조사에 응한 모 교수는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며 이어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지만 너는 더럽고 비겁하다’ 이어서 이런 사자성어가 회자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제 2020년은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정신(?)으로 보낸 2020년을 보내고 우리는 2021년 흰 소띠 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했다. 육십갑자 중 38번째 해에 해당하는 '신축년(辛丑年)'은 흰색에 해당하는 천간 '신(辛)'과 소에 해당하는 지지 '축(丑)'이 만나 '흰 소띠해'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소는 우직하면서도 성실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데 걸음이 느리기는 하지만 한 걸음씩 쉬지 않고 만 리를 걸어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소는 인내가 많음을 상징하고 있지만 다소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동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소는 농경문화의 주역으로 노동력의 상징이자 매우 중요한 재산으로 여겨왔으며 그래서 조상들은 입춘가 되면 흙이나 나무로 만든 소 인형을 만들어 세우면서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풍년을 기원하곤 했다고 한다. 이제 2021년 신축년에는 하얀 소의 기운을 받아 북경기신문 독자 모두가 다 복되고 길한 일만 생기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소처럼 느리지만 착실히 걸어가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를 소로부터 배워 코로나19도 극복하고 웃음을 되찾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위험에 부딪히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를 구속하는 것은 바로 덧없는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진 말아야 한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의 대표는 직원들에게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라는 신년사를 전했다. 그렇다! 오늘은 선물이기에 즐기면서 독자 여러분 모두가 다 2021년을 기분 좋게 시작했으면 한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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