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기 초대석 ‘詩’
<나폴리>
허은주(시인)
비 오는 주말 나폴리에 왔다
향이 좋은 커피 한잔 마주 보며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빨간 등대를 바라본다
빗속에서 의연히 바다를 지키는 등대
파도는 거칠지 않으며 나약하지도 않게
적당한 포말로 왔다 가기를 반복한다
도시에 찌든 사람들은
마음 한 자락씩 내려놓고
평화로운 순간에 젖어 든다
분주하지 않으며 고요한 이곳이 좋아라
마음을 크게 부풀려 빨간 등대를 담으려
애쓰다가 비에 젖어 든 옷자락
모락모락 커피 향기에 말리며
시나브로 바닷 빛이 되어
물들어 가는 나폴리의 오후
허은주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으로 한국문인협회 문학치유위원과 한국문인협회 의정부지부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사랑이 있는 풍경’ 시집을 발간했고, 공저 시집으로는 ‘들꽃의 시간’ 외 14권이 있다. 박영희(박영희 책방 대표)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